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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책과 삶]‘좌파의 영적 길잡이’ 존 버거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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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작가-존 버거의 생애와 작업

조슈아 스펄링 지음·장호연 옮김

미디어창비 | 496쪽 | 2만원

경향신문

현대 시각예술 비평에 새로운 장을 연 저명한 미술비평가이자 소설가, 진보적 문화활동가인 존 버거(1926~2017) 평전이다.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버거의 글과 각종 자료, 영국·스위스·프랑스 등으로 이어진 삶의 궤적을 찾아 생애와 사상, 실천적 활동을 담아냈다. 책 제목은 원제 ‘A Writer of Our Time-The Life and Work of John Berger’를 그대로 가져왔다.

버거는 미술비평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와 부커상 수상작인 소설 <G>로 유명하지만, 사실 10편이 넘는 소설은 물론 시집·희곡을 펴내고 수많은 비평과 에세이를 썼다. 특히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회화 등 시각예술을 보는 방식에 정치·사회적 관점을 적용함으로써 기존과 다른 새로운 ‘보는 법’을 제시, 현대미술 비평과 연구는 물론 광고 등 대중문화 분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책은 버거의 삶과 사상을 저널리스트이자 좌파적 문화활동 투사로 활약한 ‘성난 젊은이’ 시절, 유럽 전역을 다니며 비평가·작가로 왕성한 생산력을 발휘한 ‘여행하는 모더니스트’, 프랑스에서 저술과 농사를 지으며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끊임없이 저항한 ‘이야기꾼’ 등 세 단계로 나눈다. 저자는 버거가 전쟁과 냉전, 68혁명, 신자유주의 등 격동의 시대에 ‘예술이란, 특히 좋은 예술이란 무엇인가’ ‘왜,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 등을 늘 자문하며 자신의 신념에 따른 헌신적 삶을 살았다고 정리한다. 나아가 저자는 “그는 마침내 인본주의 좌파의 영적 길잡이, 양심의 수호자가 됐다”며 “그가 한 말이 옳지 않을 수 있지만 늘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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