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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스타 변호인단’ 꾸려…주7일·24시간 ‘탄핵 여론전’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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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 스캔들’ 조사한 스타 특별검사

‘아내살해’ 혐의 심슨 변론한 더쇼위치 등

전국민 다 아는 유명변호사로 법률팀 꾸려

“탄핵은 대선 개입하기 위한 불법적 시도”

상원에 6쪽짜리 의견서 제출 여론전 예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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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률팀은 18일 “미 하원의 탄핵소추는 2016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고,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은 2020년 선거에 개입하려는 뻔뻔하고 불법적인 시도”라는 의견서를 미 상원에 제출했다. 트럼프 쪽은 오는 21일 본격적인 상원의 탄핵심리 시작을 앞두고,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위기로 몰고 간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 등 전 국민이 다 알만한 ‘스타 변호인단’을 꾸려 여론전 대비 태세를 갖췄다.

트럼프 법률팀은 이날 상원에 제출한 6쪽짜리 의견서에서 “미 하원이 제출한 탄핵소추 조항은 미국인들이 자유롭게 대통령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위험한 공격”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고 <시엔엔>(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쪽에서 탄핵소추에 대한 법적 대응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정오까지 변론 취지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이날 상원에 탄핵소추안에 대한 변론 취지서를 제출하자 이를 반박하며, 본격적인 공방전을 앞두고 예열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이날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106쪽짜리 변론 취지서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최악의 악몽”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위법행위는 국가와 법치주의에 즉각적 위협임을 보여주는 만큼, 상원이 유죄를 선언하고 직에서 물러나 공직을 맡는 것을 영원히 금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법률팀은 미 하원이 트럼프에 적용한 2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번 탄핵이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우선 ‘권력남용’ 혐의에 대해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압박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것 등을 ‘증거’로 들며, 헌법상 대통령 탄핵 요건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 및 비행’은커녕 그 어떤 법 위반 혐의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또 트럼프가 증언 거부 등 하원 탄핵조사 비협조를 지시한 혐의(의회 방해)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이런 행위를 할 수 있는 행정특권을 부여받았을 뿐만 아니라 행정부 내부 심사과정을 보호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변호를 맡을 법률팀엔, 팻 시펄로니 백악관 법률고문과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를 주축으로 케네스 스타·로버트 레이 전 특별검사와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등 스타급 변호사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 전 특검은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을 수사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갔던 유명 인사이며, 레이 전 특검은 그를 이어 클린턴 부부의 부동산 투자 관련 의혹인 ‘화이트 워터 스캔들’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인물이다. 더쇼위츠 전 교수는 헌법 전문가면서도, 아내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식축구 스타 오제이(O.J.) 심슨과 미성년자 성범죄로 수감 도중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 등 문제적 인물을 변호하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시엔엔> 방송은 이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검찰총장과 ‘러시아 게이트’ 수사 당시 트럼프 변호에 참가했던 제인 래스킨 변호사 등도 법률팀에 가세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레이 전 특검을 비롯한 이들 변호인단은 대부분 최근 케이블 방송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들 변호인단이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사들이라는 점 등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티브이(TV)에 안성맞춤인 법률팀을 모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자문역할을 한 바 있던 제이슨 밀러는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 인터뷰에서 “(이번 탄핵의) 실제 배심원은 미국 일반인들이라는 점을 간파한 대단히 영리한 결정”이라며 “상원의 공식 탄핵심리는 매주 6일 정오부터 저녁 6시까지 열리겠지만, 케이블 뉴스 채널을 통해 주7일 24시간 내내 공개 토론이 진행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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