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일할 능력 있는데 ‘쉰’ 인구, 작년 처음 200만명 넘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년 새 13% 늘어 209만2000명으로

60세 이상보다 20대 증가폭 뚜렷

경향신문

일할 능력이 있고 육아·학업 등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지만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의미하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19일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제공하는 2019년 연간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09만2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년 전(185만5000명)보다 12.8% 증가한 수치로 2011년(13.3%) 이후 증가율이 가장 컸다.

‘쉬었음’ 인구는 최근 4주 이내 일이나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없는 인구(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건강·육아·가사·학업 등 구체적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 일하지 않는 인구가 해당한다. 구직을 아예 포기했거나 장기 실업상태일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4주간 구직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전 연령층에서 골고루 증가했지만 20대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연령별로 증가율을 보면 20대가 17.3%, 30대 16.4%, 50대 14.0%, 40대 13.6%, 60세 이상 10.3% 등이었다. 20~4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은 각각 모두 역대 최고를 차지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2000명으로 해당 연령의 5.2%를 차지했다. 20대의 ‘쉬었음’ 인구 증가율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인구대비 비중은 통상 3~4%로 지난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21만3000명으로 2.9%를 차지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고용률이 하락한 40대의 ‘쉬었음’ 비중은 2.7%(22만3000명)로 2016~2018년의 2.2~2.3% 수준보다 높다.

젊은층에서 ‘쉬었음’ 인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치열한 일자리 경쟁 또는 경제활동 양극화에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구직준비를 하고 있거나 아예 구직을 단념한 경우가 ‘쉬었음’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리뷰’ 최신호에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은 그동안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증가해왔으나 지난해 들어서 60세 미만 연령층의 증가폭이 60세 이상 증가폭을 상회하는 모습”이라며 “경기 둔화로 주력 연령대의 고용이 좋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