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故 신격호 명예회장 100세 앞두고 수감 위기… 건강 악화로 실형 면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9일 99세를 일기로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건강 문제는 최근 진행된 재판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

신 명예회장은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2016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가족과 친인척에 임대하는 방식을 통해 회사에 약 77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였다. 신 명예회장은 1심에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의 배임과 횡령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2심 재판부도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했고,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세계일보

2018년 10월 5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휠체어를 탄 채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일보

실형이 확정된 그는 90대에 수감되는 첫 재벌 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릴 처지였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신 명예회장이 고령인 점과 중증 치매인 건강 상태를 고려해달라며 형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신 명예회장은 그간 유동식 섭취와 영양 수액으로 최소한의 영양분을 공급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형 생활 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변호인 측 입장이었다.

신 명예회장은 재판 과정에서도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재판부와 의사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재판 도중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의료계와 법조계 등이 참여한 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심의위는 “형 집행 시 급격한 질병 악화 및 사망 위험까지 있다”며 이를 허가했다. 신 명예회장은 형집행정지 가능 최장기간인 6개월마다 검찰의 연장심사를 받기로 했지만, 그는 첫 번째 연장심사가 열리기 전 숨을 거뒀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