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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상으로 함께한 머큐리…그의 빈 자리 꽉 채운 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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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고척돔 울려퍼진 퀸 ‘랩소디’

2030·여성 관객이 70% 차지

중앙일보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연 퀸. 사진은 기타 브라이언 메이. [사진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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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퀸을 사랑하세요?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세요? 저도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에서 보컬 애덤 램버트(38)가 던진 고백이다. 1971년 퀸 결성 이후 49년 만의 첫 단독 내한공연을 찾은 2만3000여 관객을 향해 그는 “같이 노래해 달라”고 했다. 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3)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71), 먼저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1946~1991)와 함께 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어서다. 2012년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에 합류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머큐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앨범 ‘이누엔도(Innuendo)’의 인트로로 포문을 연 이후 램버트는 빠르게 관객들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킬러 퀸(Killer Queen)’을 부를 때는 요염하게, ‘바이시클 레이스(Bicycle Race)’를 부를 땐 거친 매력을 뽐냈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누군가를 흉내 내기보다는 음악을 재해석해 승부를 봐야 한다”고 밝힌 것처럼 그는 머큐리와는 또 다른 관능미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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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연 퀸. 사진은 보컬 애덤 램버트. [사진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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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와 메이는 더 바빴다. 전성기 시절 퀸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관록과 향수를 선사하는 동시에 젊은 피를 수혈한 현재진행형 밴드의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여야 하니 말이다. 특히 메이는 백발을 흩날리며 무대를 휘저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서울! 서울! 서울!”이라고 인사말을 건네거나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마치 운석 위에서 연주하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 기타 독주까지 일당백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머큐리도 적재적소에 등장해 힘을 보탰다. 메이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부르는 동안 스크린에는 머큐리가 나타났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노래하는 듯한 모습에 팬들은 울컥했다.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는 뮤직비디오로 보여줬고, 1985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 당시 모습도 재현됐다. 영상에서 머큐리가 다양한 ‘에~오’ 애드리브를 선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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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연 퀸. 사진은 드럼 로저 테일러. [사진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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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봉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부활한 퀸’에 흠뻑 빠졌던 젊은 팬들은 이날 2시간 동안 30여곡 대부분을 떼창으로 즐겼다. ‘라디오 가 가(Radio Ga Ga)’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 등에는 일사불란한 발 구르기와 박수로 짜릿함을 선사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예매율로 볼때 18·19일 관람한 4만5000여 명 중 20~30대가 73%, 여성이 70%였다.

이번 공연이 영화보다 감동적이었다곤 하기 힘들지만, 이들이 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세상에서 외면당한 부적응자를 위한” 음악은 어쩌면 지금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를 멈추지 마(Don’t Stop Me Now) 쇼는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 On)’라니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더 랩소디 투어’의 일환인 공연은 일본·뉴질랜드·호주·유럽 등으로 이어진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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