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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ML 뺨치거나 걸림돌이거나, 에이전트 협상 전략 백태[SS 시선집중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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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리코스포츠 이예랑대표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그랜드힐튼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는 에이전트에게 불모지나 다름없다. 제도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시장 정착은 커녕 양극화만 가속화되고 있다.

경험이 전무한 야구팬 혹은 선수 지인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에이전트 사업에 뛰어든 사례가 많다. 오랜기간 고민하고 연구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성과를 올린 에이전트도 있다. 올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드러난 에이전트들의 협상 전략은 협상 대리인 시장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올 겨울 FA 계약에서 가장 획기적인 방식은 롯데와 안치홍의 이른바 옵트아웃 공식화다. 2년간 최선을 다해 서로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이후 자유의 몸이 될지 계약을 이어갈지 선택하는 것을 공론화했다는 점이다. 안치홍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는 메이저리그(ML) 에이전트 자격을 갖고 있다. 김현수(LG) 박병호(키움) 강정호(전 피츠버그) 등 ML 진출 선수들의 계약 과정에 직접 관여해 다양한 형태의 옵션 계약에 밝다. KBO 규약까지 꼼꼼히 검토해 FA 계약 이후 2년이 지나면 자유계약신분으로 타 구단과 도장을 찍어도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찾아냈다. 이론과 실무에 밝으니 ML 프런트 경험을 쌓은 롯데 성민규 단장과 얘기도 잘 통했다. 기본적으로는 ‘판을 새로 짜보자’는 공감대가 주효했다.

반면 LG와 4년 보장액 40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오지환 에이전트는 협상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공분을 샀다. LG에 남고 싶어하는 선수의 진정성을 읍소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대외비로 진행하는 협상 과정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올린 것만으로도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준우, 고효준, 손승락 등의 협상을 대리하는 에이전시는 정규시즌 때부터 잇따라 실책을 범해 고객인 선수를 사지로 몰아 넣기도 했다. 전준우는 정규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수준급 오른손 외야수라 NC 한화 등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FA 공시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탬퍼링 의혹까지 제기될만큼 전준우와 거론된 구단 모두 홍역을 치러야 했다. 두산 김재환의 무리한 ML 포스팅 진행에만 신경쓴 에이전트도 치밀한 협상 전략이나 세련미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평가 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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