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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야구 발길 끊겼던 제주도, 비시즌 캠프지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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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05년 7월 12일 21년 만에 제주도에서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렸다. 이날 제주도 오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현대 경기에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제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9년 만에 프로야구 선수들이 제주도에 집결했다. 정식 경기가 아닌 약소한 규모의 트레이닝캠프였지만 KBO리그와 제주도가 다시 인연을 이어가는 굵직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은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을 위한 제주도 서귀포 트레이닝캠프를 진행했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를 포함해 트레이닝 코치 10명이 그룹을 이뤄 재능기부 형태로 서귀포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 코치는 19일 캠프를 마무리하며 “예상보다 인원이 많지 않아서 캠프 전에는 고민도 했다. 다행히 참가한 선수들이 만족했다. 캠프 종료 후 설문결과가 좋아서 우리 스태프들도 기쁜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했다”고 웃었다.

이번 선수협 서귀포 캠프는 서귀포시의 후원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지원으로 성사됐다. 당초 저연차·저연봉 선수 30명 참가를 목표로 삼았지망 예상보다 적은 선수들이 참가의사를 비추며 베테랑·고연봉 선수, 그리고 해외파 선수까지 15명 규모로 캠프 인원이 확정됐다. LG 차우찬과 김민성 같은 베테랑부터 LG 신인 포수 김성진과 KIA 신인 우투수 홍원빈까지 다양한 연령대 선수들이 집결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진우영도 반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겨울 훈련을 소화했다.

다양한 이력을 지닌 선수들이 집결했음에도 훈련이나 소통 문제는 없었다. 트레이닝 코치들은 선수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이 부상없이 비시즌 훈련에 임하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맞춤형 지도를 진행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과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알고보니 이번에 온 선수들 대부분이 아픔을 안고 있더라. 비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스프링캠프나 시즌 때 부상을 당한 경험들이 있었다”며 “코치들 모두 더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했다. 결과가 설문조사로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이번 캠프를 돌아봤다. 김 코치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15명의 선수 중 13명이 10점 만점, 나머지 2명은 9점을 줬다고 한다. 평점 9.86점짜리 캠프가 완성된 것이다.

우려가 희망으로 바뀌었고 목표점도 뚜렷해졌다. 김 코치는 “선수협 이대호 회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이번 캠프를 마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목표는 유지다. 일본만해도 야구 선수들이 비시즌을 보낼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많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전무하다. 이번 캠프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이 비시즌 제주도에서 기술도 향상시키고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도록 앞으로도 돕고 싶다”고 매년 1월마다 서귀포 캠프를 열기를 바랐다.

KBO과 각 구단 코칭스태프의 협조 체제가 구축되면 캠프 규모가 커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질 수 있다. 김 코치는 “타격코치와 투수코치를 초빙해 캠프 규모를 확장하는 것도 고려했다. 하지만 타자들의 타격폼이나 투수들의 투구폼은 쉽게 손댈 수 없는 부분이다”며 “일단 서귀포시에서는 다음 겨울 캠프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KBO, 구단, 선수협과 제주도가 서로 좋은 아이디어를 나눠서 다음 서귀포 캠프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를 주최한 선수협 관계자 또한 “일단 시작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앞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해 더 많은 선수들에게 혜택을 줄 계획”이라며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을 위한 서귀포 캠프 확립을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과거 수차례 제주도에서 정규시즌 경기 혹은 시범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2011년 시범경기 이후 야구장 시설 문제와 교통 문제로 KBO리그와 제주도의 인연은 끊겼다. 약 9년 동안 끊겼던 인연이 비시즌 트레이닝 캠프를 통해 다시 이어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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