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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안철수 “지지자 마음 못 헤아려”… 본격 ‘호남 민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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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風 진원지’ 광주 찾아 활동재개 / 현충원 참배 후 5·18 묘역 찾아 / 과거 국민의당 통합 관련 사과 / 일부 시민 “두번 안속는다” 항의 / “황교안 만나나” 묻자 “관심 없다” / 측근들 향후 행보 놓고 전망 분분 / ‘1995년 DJ 정계복귀’ 사례 거론 / ‘중도·우파 연합’ 시라크길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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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 후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찾아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들 마음을 미쳐 헤아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본격적인 ‘호남 끌어안기’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의 국립현충원 참배한 뒤 곧바로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광주를 찾았다.

안 전 대표는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선열들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셨습니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이(굳건히) 지켜내고,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런 뒤 현충탑과 무명용사 위령탑을 거쳐 김대중·김영삼·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순으로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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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안 전 의원은 ''선열들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셨습니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내고 미래세대의 밝은 앞날을 열어 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안 전 대표의 광주 5·18민주묘역 참배에는 광주·전남지역 바른미래당 의원인 김동철·박주선·권은희·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김삼화·이동섭·신용현·최도자 의원, 당직자, 당원 등 100명 가까이 참석했다. 일부 시민들은 안 전 대표가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것과 관련해 “광주정신을 모독했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호남 지역 유권자에게 “서운하셨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합류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선거 자체에 대한 그런 깊은 고민이 제 머릿속에는 아직 없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합집산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방향이 중요하다”며 “국가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그 방향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국민만 만나겠다. 선거와 관련된 분들껜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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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열사묘역 참배하는 安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열사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등 호남지역 기반 정당과의 통합 관련해서도 “노선과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선이 맞다면 많은 분들의 힘을 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놓고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사이에서 ‘1995년 김대중(DJ)의 정계복귀’ 행보가 거론되고 있다. 19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유학길에 올랐던 DJ는 1997년 대선을 2년 앞두고 정계복귀를 선언한 뒤 중도와 새 정치를 기치로 새정치국민회의(국민회의)를 창당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호남의 지지세를 회복한다면 DJ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의원들의 구상이다. 하지만 호남의 안 전 대표 지지세는 미약한 상황이다. 안 전 대표 측근들은 프랑스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2002년 재선 성공 사례를 거론하기도 한다. 시라크 대선 승리의 디딤돌이 된 ‘대중운동연합(UMP)’이 안 전 대표가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대중운동연합은 2002년 결성된 중도·우파 성향 정당으로, 세 개 우파 정당의 느슨한 연대체다. 시라크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에는 정당으로 조직됐다. 이들은 경제적 자유주의, 법치 수호 등의 우파 가치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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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 전 대표는 21일 정치 활동 재개 후 두 번째 공식 일정으로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를 옹호하는 전문가 그룹을 비판한 뒤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자 사퇴했다. ‘공정한 사회’로의 지향점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광주=김민순 기자, 이창훈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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