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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불교계 설 선물로 '육포' 보낸 한국당…"배송 과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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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이제 곧 설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설을 맞아, 불교계에 선물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선물 내용이 안 보내느니만 못한 선물을 보내 구설에 올랐다고 합니다. 물론 실수라고 하는데요. 오늘(20일) 조 반장 발제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도로아미타불 '애쓴 일이 소용없게 되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간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한국당의 지금 상황이 딱 이렇습니다. 설을 맞아 불교계에 선물을 보냈는데 뭘 보냈느냐, 바로 이겁니다. 육포, 맥주 마실 때 딱인 안주인데 스님들에겐 그림의 떡이죠. 불살생, 윤회를 믿는 불교에선 다른 생명을 해쳐 음식으로 취하는 걸 철저히 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저미어 말린, 육포를 선물로 보낸 겁니다.

한국당도 아차 싶었나 봅니다. 사람을 보내 선물을 긴급 수거했습니다. 물론 사과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황교안 대표가 설 선물로 육포를 마련하긴 했지만, 불교계에는 다른 선물을 준비했는데 실수로 잘못 보냈다는 겁니다. 황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조계종에 그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을 합니다. 배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경위를 철저하게 한번 파악해보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과는 받았지만, 불교계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황 대표는 개신교인입니다. 교회 전도사로 활동할 정도로 신앙이 독실한 걸로 유명합니다. 신앙 때문에 불교계와 마찰을 빚은 적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 때였죠.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거부해 논란이 됐습니다. 불교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 불만이 커지자 조계종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음성대역/지난해 5월 22일) :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황교안 대표 개인을 위한 행복의 길이 될 것입니다.]

불교계의 항의에 이번엔 개신교에서 반박을 하고 나섰습니다. 약방의 감초죠.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기총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음성대역/2019년 5월 23일) :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 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아니할 수 없다.]

좌파라 다시 봐도, 정말 창의적인 발상입니다. 한기총이 우리나라 개신교를 대표하진 않는다는 점, 말씀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한기총의 생각과 달리 황 대표, 불심을 잡기 위해 그동안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씨 유명한 복음성가 가수인데요. 남편 대신 사찰을 찾아다니며 그동안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도로아미타불이 된 겁니다.

당장 총선을 앞둔 한국당 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졌습니다.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울경' 우리나라에서 불교인구 비율이 높은 탑3 지역입니다. 이번 일로 불심이 흔들린다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말처럼 낙동강 전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듯합니다.

1년 4개월 만에 정계에 복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오늘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았는데요. 현충원 참배의 필수코스죠. 저렇게 방명록을 또박또박 적었습니다. 그런데 저 방명록 뭔가, 어딘가 어색합니다. '굳건히'를 '굳건이'로 오기한 겁니다. 부사화 접미사 '이'와 '히'의 구분 학창시절, 국어시험 단골 문제였죠. 아마 헛갈리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자세한 설명은 들어가서 국문과 출신, 박성태 부장의 설명을 들어보기로 하고요. 아무튼 안 대표, 오랜만에 방명록을 쓰려니까 조금 긴장했던 듯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자도 저렇게 고쳐적어 놨습니다. 사실, 안 대표의 방명록 오기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꿈꿉니다'를 '꿈꿈니다'로 잘못 적기도 했습니다. 맞춤법도 맞춤법이지만, 안 전 대표의 진짜 고민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일명 '철수체'로 불리는 글씨입니다.

[안철수/당시 대선 후보 (2012년 10월 17일) : 방명록이 그렇게 많은 거예요. 근데 제가 글씨를 정말 못 씁니다.

글씨를 못 써서 컴퓨터를 빨리 배웠어요.]

이번엔 안 전 대표가 도마에 올랐지만, 정치인들의 맞춤법 실수 종종 있는 일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습니다'를 '읍니다'로, 기자출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업그레이드'를 '엎그레이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길이길이'를 소리 나는 대로 '기리기리'로 잘못 적었습니다. 한자를 잘못 쓴 경우도 있었습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5·18 묘역을 찾아 쓴 한자인데요. 한자 음만 읽으면 '멸사봉공' 많이 들어본 사자성어입니다. 그런데 한자 뜻을 풀어보면 '죽음을 버리고, 공익을 취한다' 뭔가 어색합니다. '죽을 사'자 대신 '사사로울 사'자를 써야 하는데 잘못 쓴 겁니다. 결국, 홍 전 대표 방명록을 다시 작성했습니다. 이런 실수에 굴할 홍 전 대표가 아니죠. 특유의 입담으로 실수가 아니었다 항변했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2017년 4월 6일) : 이분들이 죽음으로서 항거를 했기 때문에 '죽을 사'자를 썼는데 다시 쓰라고 해서 '개인 사'자를 내가 썼는데. 기자 여러분들이 판단을 하시죠.]

제가 판단했을 땐 꿈보다는 해몽입니다.

여기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분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윤창중 씨입니다. 윤 전 대변인이 '배신의 정치를 끝장내겠다'며 대구 동구을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윤창중/전 청와대 대변인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윤창중칼럼세상 TV') :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원천무효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무자비한 인민재판이요, 마녀사냥이었는가, 아니면 민주주의란 이름의 정치보복극이었는가를 저 윤창중은 바로 여기 대구 동구을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겠습니다. 여러분!]

윤 전 대변인 아무리 피선거권이 있다고 하지만, 이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순 없을 듯합니다. 지난 2013년, 박 전 대통령의 방미 중에 발생한 그 사건 말입니다.

[윤창중/전 청와대 대변인 (2013년 5월 11일) :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습니다.]

허리를 툭 한차례 쳤을 뿐이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자필 진술서에는 내용이 달랐습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2017년 4월) : 허리를 한차례 툭 쳤다던 그의 주장과 달리 진술서에 허리가 아닌 다른 부위를…]

당시 수사를 맡았던 미국 경찰도 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조셉 오/당시 미국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경찰국 팀장 (2017년 9월 18일) : 죄를 지었으니까 저희들이 수사를 했죠. 죄가 없으면 거기서 아예 기소한다는 그런 말도 없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지만, 외교관 면책특권이 작동했다는 겁니다. 미국 검찰이 윤 전 대변인을 기소하지 않으면서 성추행 사건의 공소시효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윤 전 대변인은 최근까지 "애초에 사건 자체가 생기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 동구을 시민들 생각은 어떨까요. 제가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불교계에 '육포' 선물…황교안 불심잡기 '도로아미타불'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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