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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한 폐렴, 사람 간 전파 가능성… 설에도 24시간 방역체계 가동”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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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당국, 확산 차단 초비상 / 질병본부장 “제한된 범위서 사람 간 전파 / 전염력 어느 정도인지 조사·연구 진행” / 국내 첫 환자 접촉자 모두 감시체계 진행 / 우한 여행 3명 격리 중… 추가 환자 나올 수도 / 中, 확진 환자 201명… 泰·日서도 환자 나와 / 사망자 속출 … 우한 이외 지역서도 발병

세계일보

국내에서 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이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에서도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첫 환자가 20일 확인되면서 검역당국은 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설날 연휴에도 방역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에서는 방역체계가 이미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춘제도 앞두고 있어 국제적 확산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검역당국 비상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간 감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에서도 가족 간 전파 등의 사례가 발견되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제한된 범위에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어느 정도 전염력이 있는지는 조사·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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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A씨(35·여) 접촉자에 대한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A씨가 탑승한 항공기는 19일 낮 12시 11분에 도착한 중국남방항공 ‘CZ6079’편이다. A씨는 공항 검역단계에서 확인돼 지역 사회에 노출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3시간 정도 함께 비행한 다른 승객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 항공기는 약 18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기종으로, 현재 질본은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또 환자의 비행기 내 동선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앞뒤 근접해 앉은 승객, 환자를 담당한 승무원 등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 관리할 예정이다.

접촉자는 관할 보건소에 통보해 능동감시를 진행한다. 능동감시는 환자와 마지막 접촉일부터 14일 동안 1일, 2일, 7일째 유선 연락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격리 후 검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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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인 중국 국적 여성(35) A씨가 입원한 인천의 한 병원에 붙은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 뉴스1


국내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질본은 현재 우한을 다녀온 뒤 발열,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유증상자 3명을 격리 중이다. 유증상자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검역당국이 모니터링 중인 능동감시 대상자도 14명이 있다.

질본은 감염증 조기발견과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본 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반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에 나섰다. 설 연휴에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료기관도 주의를 해야 하고, 개개인은 중국 여행 후 열이 나면 자진해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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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자 급증… 대규모 감염 현실화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대규모 감염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현재 중국에서 확인된 확진 환자는 우한 198건, 베이징 2건, 선전 1건 등 201명이다. 태국(2)과 일본(1)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왔다.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 환자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12월 12일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라는 사실을 한 달이 지난 9일 확인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사망자가 없다며 통제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17일부터 상황이 변했다. 하루 동안 17명이 추가 발생하고, 18, 19일 양일간 136명이 무더기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고, 우한 외 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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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꼽히는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 앞을 지난 17일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일 자로 폐쇄됐다. 우한=교도·AP연합뉴스


중국 보건당국은 새로운 검사 방법을 사용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확인한 이후 이에 맞는 최적화한 검사 방법을 통해 확진 환자를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라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질본 홈페이지 발표 내용에 5000개 이상 댓글이 달렸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보는 모든 정보가 걸러지고 있다. 실제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대다수의 사람은 “태국과 일본에서 각각 2명과 1명의 중국인이 감염됐다”며 “어떻게 다른 중국 도시에서 감염이 없을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진경 기자,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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