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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반도체 클러스터·플랫폼 시티 조성… 경제자족도시 만들것" [백군기 용인시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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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신년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백군기 용인시장은 올해 주요 사업들의 성공을 위해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절박함을 갖고,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기호지세(騎虎之勢)로 용인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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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장충식 기자】 "지금 용인시는 한마디로 기호지세(騎虎之勢)와 같은 상황에 있습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경자년 시작과 더불어 용인시의 상황을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형세라는 뜻 사자성어인 '기호지세'로 표현했다. 이 말은 수나라 문제가 새로운 나라를 세울 때 맹수의 등에 탄 것처럼 일단 시작한 일은 절대로 중단할 수 없고,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백 시장이 용인시의 상황을 맹수의 등에 탄 것에 비유한 것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플랫폼 시티 등 용인시의 사활이 걸린 대규모 사업들이 목전에 놓여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백 시장의 말에는 절박함과 더불어 자신감이 담겨 있어 보였다. 백 시장은 "이들 사업 중 어느 하나라도 중단될 경우 용인시는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며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초대형사업들이 또 다른 재정위기나 난개발을 초래하지 않도록 차질없이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용인시를 만들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이 기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용인시의 위상을 알리고 도시들이 부러워 하는 도시를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용인시청에서 인터뷰를 위해 늦은 오후 만날 수 있었던 백 시장은 이날도 평소보다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뒤였다. 시장실 앞은 밀려 있는 각종 보고와 결제를 받으려는 공무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안도 많고, 민원도 많은 것으로 유명한 용인시를 살펴보기에는 하루가 짧았다.

■ 반도체 기반 '경제자족도시의 꿈'

백 시장이 올해 구상한 계획들 중 가장 최우선 과제는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살수 있는" 경제자족도시 용인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하면서 만들어진 기회가 용인시의 모든 부문의 수준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는 것이다. 이는 백 시장이 'Upgrade 용인, 더 나은 가치 실현'을 올해 시정운영의 큰 방향으로 제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는 특히 올해 두자릿수 기업유치를 목표로 설정하며, 경제적인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반도체 클러스터와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 유치에 이어 추가로 두자릿수 이상의 많은 기업이 들어오면 용인시는 더욱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백 시장은 "이미 다수의 기업이 용인시로 오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경제적 자족도시 조성과 관련해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 시티 등을 신속히 조성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추가로 대규모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인구 108만명, 걸맞는 권한 필요

백 시장이 경제자족도시와 더불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용인시를 만들기 위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인구 100만명에 걸맞는 특례시 권한 확보다.

용인시는 인구나 면적, 경제규모 등 여러 면에서 광역시급인데 기초자치단체의 자치 권한만 가지고 있고, 환경, 복지, 교통, 주택 등 여러 면에서 광역시급 행정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권한이 없어 시민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용인시의 인구는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가 108만명을 넘어섰지만, 공무원은 별정직까지 포함해도 2806명에 불과해 공무원 1인당 시민수가 주민등록 기준으로 378명, 외국인을 포함하면 385명이나 된다. 이에 대해 백 시장은 "서울 등 대도시는 200명 내외, 강원도는 85명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시장은 또 "도시문제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자율성과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도시 사무·재정 특례를 확대해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플랫폼시티를 비롯한 도시개발사업, 다수의 간선도로망과 도시철도 확충 등 엄청난 SOC투자도 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계획 수립부터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에 권한이 있거나 허가·승인·협의 등의 사전통제 및 과도한 지도·감독을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신속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어서다.

그는 "기초단체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광역단체를 거치지 않고 중앙정부와의 직접 교섭할 수 있다면 신속하면서도 지역 특수성이 반영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특혜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광역시나 군소도시에 비해 100만 대도시 시민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불균형적인 상황을 해소하고, 이를 위한 행·재정적 권한을 이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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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군기 약력 △제8대 경기도 용인시 시장 △2018.2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장 △2015.12 더불어민주당 안보담당 원내부대표 △2012.5~2016.5 제19대 국회의원 △2006.11~2008.3 제21대 대한민국 육군 제3야전군 사령관△육군사관학교 졸업△용인대학교 경영대학원 명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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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선 시장 "일하는 재미 얻었다"

지난 19대 국회의원의을 거쳐 용인시장으로 일하고 있는 백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과 다른 가장 큰 변화로 "일하는 재미를 얻었다"고 답했다.

백 시장은 "과거에는 정책 법안 지역구관리 등 지역예산 등 한정된 분야에 대해서 일을 했다면 지금은 모든 것들을 모두 시장이 총괄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정책적인 부분부터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민원까지 어려운 일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시장을 해 보니까, 하고자 하는 일들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때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백 시장은 "시장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시민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고, 요즘은 이를 위해 일하는 재미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직원들에게 나부터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뛰겠다고 다짐하고, 함께 나서자고 했다"며 "우리가 맞은 이 절호의 기회를 살리려면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도시,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삶의 여유가 흐르는 명품도시를 만들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가용재원이 부족하다고 우리가 맞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예산이 부족하면 지혜와 아이디어를 모아 돌파하고, 그러고도 힘이 모자라면 시민과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하는 재미'를 얻었다는 백 시장의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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