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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롯데, '신동빈 시대' 본격화…호텔롯데 상장 급물살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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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시대가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롯데가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내며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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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입지 다지기' 속도낼 전망…대내외 리스크 해소로 '재상장 기회' 삼나

[더팩트|한예주 기자]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신동빈 시대'를 본격화하게 된 롯데가 지배구조 개편의 정점인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故) 신 명예회장은 국내에서 롯데지주 3.1%, 롯데칠성 1.3%, 롯데쇼핑 0.93%, 롯데제과 4.48%와 롯데물산 6.87%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 0.83%, 롯데홀딩스 0.45%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의 사망이후에 이들 지분은 상속 절차가 개시된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지분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롯데그룹 경영권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을 분석된다. 지분 자체가 경영권에 영향을 줄만큼 크지 않은데다, 주총장의 표대결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신동빈 회장이 승리하면서 '원 톱' 체제를 다져왔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의 별세가 실질적인 그룹 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해 일본 영향력에서까지 완전히 벗어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의 정점인 호텔롯데의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지난 2017년 지주 회사를 출범시킨 롯데는 '중간지주회사'인 호텔롯데 등을 롯데지주로 편입시키는 후속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계 법인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회사가 국내 증시에 상장되면 독립적인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되고 롯데가 일본 회사라는 이미지도 불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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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롯데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고, 호텔롯데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 연내 호텔롯데 상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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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롯데가 지금이 '재상장의 기회'라고 판단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월 10일 대법원에서 국정 농단 관련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1월 11일 관세청으로부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유지 결정이 발표되며, 그동안 상장 작업 걸림돌로 작용했던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호텔롯데는 상장을 시도했다가 경영권 분쟁, 검찰 조사 등 대내외 악재로 무산됐었다"며 "이 같은 악재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올해는 상장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영업이익은 2037억 원으로 47%나 급증했다.

지난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뤄진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인사 개편 역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신 회장은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을 롯데지주 대표로 불러들이고, 후임으로 그룹 재무통인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을 선임했다. 결국 올해 이 사장이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를 이끌고, 송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이를 지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물론 숙제도 있다. 바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 정상화다. 호텔롯데 입장에선 처음 상장을 추진하던 2015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관건이다. 당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5조 원 수준, 공모 규모는 최대 5조 원 이상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와 비교해 가치가 많이 쪼그라든 상태다.

여기엔 면세사업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사드 사태로 전체 실적 비중 80%에 달하는 면세점 사업에서 적자를 내며 경영난에 시달렸다. 2017년 영업손실 847억 원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2월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3개 구역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은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추격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이에 호텔롯데는 오는 8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 8개 구역에서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IPO 추진설만으로 시장을 술렁이게 만드는 기업"이라며 "현재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에 공모금액이 4조~5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공모주로서, 면세사업 등 기업가치 올리기에 힘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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