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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파손 걱정없는 웨어러블 센서… 사람 땀으로 건강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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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충격으로 인해 긁히거나 잘려도 원래 상태를 회복하는 헤어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센서가 개발됐다. 이 센서는 피부 밖으로 배출되는 땀을 흡수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건강상태를 측정한다.

황성연·박제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팀과 최봉길 강원대 교수팀은 이러한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해 분석화학 최고 권위지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와 ‘미국화학회 응용 재료 및 계면’에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선비즈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한 땀 측정 센서를 이용하여 운동 중 실시간 건강상태 측정이 가능한 자가치유 웨어러블 센서.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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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기존 웨어러블 센서가 갖고 있는 외부 손상으로 인한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 센서는 걷기나 달리기, 뛰기 등의 동작으로 인해 긁히거나 파손되면 성능이 떨어졌다.

화학연 연구진은 이 문제를 자가치유 소재를 사용해 해결했다. 연구진은 감귤류와 목질류에서 추출하는 구연산과 숙신산 등 친환경 화합물을 합쳐 새로운 초분자 중합체를 만들었다.

초분자 중합체는 전기 음성도가 강한 질소와 수소 등 분자가 이웃한 분자를 끌어당기는 ‘수소 결합’ 등의 상호작용으로 자가치유 특성을 갖는 고분자다. 초분자 중합체 말단의 카르복실산(COOH)과 알콜기(OH)가 서로 수소결합을 하는 원리다.

이로 인해 분자 간 인력이 강해져 기계적 강도가 세고, 붙었다 떨어지는 가역적 성질로 인해 잘라도 금세 다시 붙는다. 불과 30초면 손상된 소재가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30초에 8MJ/㎥). 전 세계 최고 속도를 보유한 중국 쓰촨대(2분에 6MJ/㎥)보다 4배 이상 빠르다.

김선미 화학연 연구원은 "수소결합으로 인해 기계적 강도가 셀 뿐 아니라 자가치유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면서 "3㎜ 두께의 절단된 소재가 상온에서 1분 후에 아령 1㎏을 들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초고속 자가치유 소재는 실 형태의 땀 측정 센서를 감싸는 피복재로 쓰였다. 실제 피실험자는 실 형태의 센서를 바느질한 헤어밴드를 착용한 채 고정식 자전거를 탔다. 그 결과 50분 동안 땀의 전해질 농도를 정확하게 분석했다.

또 운동 중 가위로 센서를 잘랐더니 20초 만에 다시 정상 작동했다. 이 웨어러블 센서는 땀에 포함된 칼륨, 나트륨 이온, 수소 이온 등의 데이터를 통해 심근경색, 근육경련, 저나트륨혈증 등의 건강상태를 파악한다.

황성연 화학연 박사는 "자가치유 초분자 중합체를 기반으로 한 땀 측정 센서의 설계 및 제작은 광범위한 비침습적 진단 및 의료 모니터링 응용 분야에서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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