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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험지 출마’ 요청에 답 없는 한국당 중진…문제는 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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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요청받은 지도자급…20여일 지나도록 '침묵'

경남 출마 고집하는 홍준표에 "집 앞 똥개" 힐난도

'험지 출마' 선언한 黃, 출마지역은 아직 안 밝혀

"황 대표 진짜 험지 출마해야 중진들 움직일 것"

이데일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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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진 의원 등 지도자급 인사에 대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한 지 20일 가까이 지났으나 여전히 호응이 없다. 당 안팎에서는 보수 위기에도 지도자급 인사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여전히 정확한 출마지역을 밝히지 않는 황 대표 때문이라는 질책도 크다.

황 대표는 지난 2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개 발표하며 “많은 중진 분들이 계시는데 함께 험한 길로 나가주시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19일이 지난 21일 기준, 수도권 험지 출마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중진 의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까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 대신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것이 사실상 유일하다.

전직 당 대표이자 대선후보까지 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황 대표의 요청을 거절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수도권은 황 대표, 오세훈 전 시장, 김병준 위원장이 있다“며 고향 출마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똥개냐. 집 앞에서 싸우게“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영남지역 중진 의원 중 일부는 지역구에 인력을 추가로 보내는 등 벌써 ‘선거국면’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의원이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는 것은 수도권에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차라리 불출마를 선언하면 다음 총선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낙선할 경우 정치적 재기가 더 어렵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는 영남권을 꿰차고 앉아서 4~6번 당선된 의원들은 당에 기여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요지부동’ 하는 이유를 황 대표에게 찾기도 한다.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하긴 했으나 아직도 출마지역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가 진짜 험지인 종로가 아닌 강남이나 용산 등 이른바 ‘무늬만 험지’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황 대표가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험지를 선택해 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영(令)’이 서기 어려운 셈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아직 머뭇거리는 분위기인데 중진 의원들이 먼저 나서진 않을 것 같다. 황 대표가 먼저 나서야 중진 등 지도자급 인사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황 대표가 종로가 아닌 애매한 지역을 수도권 험지라고 이야기하며 출마지역으로 선택할 경우 중진 의원들이 동참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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