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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스텝 꼬이는 르노삼성 노사… '파업 풀기'도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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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3일 르노삼성 노조는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에 교섭 재개를 촉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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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과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생산 현장으로 출근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르노삼성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21일 회사 측은 노조원의 출근을 가로막았다. 사측은 전날 노조에 2월 14일까지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평화 기간' 확인서를 보내고, 이에 동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 중단만으로도 의사 표시는 충분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는 절차를 놓고서도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20일 파업을 중단하기로 한 게 아니라 '21일 출근'이라는 쟁의지침을 내린 것일 뿐"이라며 "회사가 노조에게 파업 중단이냐는 질의 공문을 보냈지만, 노조는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평화 기간 설정은 조속한 해결을 위해 그때까지 성실 교섭을 하자는 제안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며 "노조는 지난 8일과 9일에도 협상 중 기습 파업을 했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뿐 아니라 협력업체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주장은 결이 다르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파업 중단만으로 의지는 충분히 밝혔다. 사측은 교섭 재개까지 시간을 끌기 위해 각서(확인서)를 요구한 것"이라며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한 것 자체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파업 중단 후 복귀를 놓고 벌이는 노사 간 대립은 그간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선 힘겨루기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지난해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한 뒤 새해부터는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 교섭에 나서기로 했으나, 교섭 과정에서도 파업을 이어갔다. 현장 복귀를 원하는 노조원에 '파업 중단 확인서'를 쓰라는 사측의 요구도 사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부산지역 경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노사 모두가 한 발짝씩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22일엔 정상 출근할 것"이라며 "사측에 근로 의사를 밝히고, 중단된 교섭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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