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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호르무즈해협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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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호르무즈해협서 활동 시작하는 ‘왕건함’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지난해 12월27일 부산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고 있다. 왕건함은 한국시간 21일 오후 아덴만 현지에서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완료했다. 왕건함의 작전 반경은 호르무즈해협까지 확장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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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서 작전 범위 한시적 확대

정부 “중동 교민·선박 항행 보호”

미 주도 호위연합체는 참여 안 해


정부가 21일 중동 호르무즈해협의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는 동참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교민·선박의 안전과 안정적인 원유 수급, 미국 및 이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시적 독자 파병’이라고 밝혔지만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관계 및 교민 안전 악화 우려, 국회 파병 동의 여부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정부는 현재 중동 정세를 감안해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작전 지역은 기존 아덴만 일대(약 1130㎞)에서 오만만, 호르무즈해협,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일대까지(약 3960㎞) 약 3.5배 확대된다. 국방부는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작전 반경 확대를 되돌릴 방침이다.

청해부대는 한국군의 지휘 아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위연합체)에는 동참하지 않는다.

다만 필요에 따라 IMSC와 협력할 예정이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연락장교’로 바레인에 있는 IMSC 본부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독자적으로 우리 선박을 보호할 능력이 없을 때 IMSC에 협력을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부터 작전 반경이 확대된다. 청해부대는 4000t급 구축함 1척, 고속단정 3척, 링스헬기 1대, 병력 320명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부는 유사시 상황에 대비해 중동에 있는 국민 안전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급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파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 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현재 상황을 ‘유사시’로 판단했다.

정부의 파병 결정은 미국과의 관계 유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병 결정으로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과 방위비분담금 문제에서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본이 독자 파병 방식을 택한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IMSC에 참여하지 않고,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 등 260여명을 중동 해역에 파견했다.

북핵·분담금 등 미국의 협조 기대

대이란 관계 악화 등 불가피할 듯


하지만 청해부대가 향후 IMSC 활동에 관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외국군의 호르무즈해협 주둔을 반대해온 이란과의 관계에 악영향도 예상된다. 정부는 이란에 파병 결정 내용을 사전에 설명했으며, 이란은 파병을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파병 비준 동의 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청해부대가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국회의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는 약 2만5000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일대는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런 파병 방안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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