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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국종 교수가 ‘이생망’ 외친 이유… 아주대병원과의 갈등 극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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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인터뷰서 “아주대병원 적자란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 / “헬기라면 지긋지긋해… 평교수로 돌아갈 것” / “죽어도 한국서 외상센터 안할 것” / 경찰은 유희석 원장 내사 착수

세계일보

이국종(사진) 아주대 교수가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장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고 한 발언이 화제다.

이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는 해명은 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보건복지부)가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위해 준 예산을 병원 측이 올바르게 쓰지 않았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저희한테 예산 63억이 내려왔다. 그러면 간호사를 뽑아야 할 것 아니냐”고 물으며 며 “간호사 증원이 안 되면 외상센터가 버틸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그는 “2012년 12월2일 권역별 외상센터 1차 선정에서 (아주대가) 떨어졌다”고 운을 뗀 뒤, “정작 떨어지니 너(본인) 때문에 떨어졌다고 난리 치고, 떨어진 날 김문수 지사가 수술하는 저를 불러내 옆에 세워놓고 괜히 얼굴마담으로 팔았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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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환자를 받을 때마다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병원 측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 지난해 수익이 500억원이 넘는다.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 하나”라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2014년 복지부에서 실사를 나왔다. 외상센터로 지정받으면 외상 환자만 수술하는 수술실 하나를 비워놔야 한다”면서 “그때 부원장이 자기 수술 빨리 끝내고 어디 가야 한다고 (거기서) 암 수술을 하다가 복지부 실사에서 딱 걸렸다”고 에피소드를 하나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하반기 운영비 7억2000만원을 환수당했다. 그런 일을 한 사람이 지금 (유희석) 병원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을 밀어 넣겠다고 경기도의회 의원들한테 허락해 달라고 저를 팔았다”며 아주대 측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닥터 헬기 소음’ 민원 논란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20년 가까이 헬기를 타면서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소음 문제로) 저한테 항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민원 핑계를 댄다”고 했다.

또 그는 “사실 민원이 몇 개 들어오지도 않는다”면서 “민원인들이 병원에 와서 시위하는 것도 아니고, 민원 조금 들어온 것 가지고 10년 동안 사람을 쥐 잡듯이 잡았다. 아주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들 우리가 얼마나 당하고 있었는지 정말 모르실 거다. 우리 직원들도 다 헬기라면 치를 떤다”면서 “병원에서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 죽어도 아주대에서 헬기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이 것(외상센터) 안 할 거다.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일반 교수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저도 이제 모르겠다. 이번 생은 망했다. 완전히 망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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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2월28일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이국종(왼쪽) 교수와 유희석 병원장이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경과와 상태 등에 대해 취재진에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교수는 지난 13일 언론을 통해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자신에게 수년 전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등 욕설한 녹음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 교수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닥터 헬기 운항이 본격화됐음에도 병원 경영진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0월1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를 위한 세금과 국가 지원금이 전혀 관계없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폭로해 이들의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교수는 병원 측이 ▲신규채용을 위한 예산 20억여원을 지원받았음에도 제대로 쓰지 않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닥터 헬기가 도입됐지만 주변 소음 민원 등으로 못 들어오게 하고 ▲병상을 많이 배정해주지 않아 외상센터 가동이 녹록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가 유 원장의 사과와 사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18일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유 원장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유 원장에 대한 고발 서류가 넘어오는 대로 검토해 내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내사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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