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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수사의뢰 무리했나…한남3구역 건설3사 불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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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에 재산상이익 제공 혐의 등

검찰 “뇌물죄 준하는 제안 아니다”

국토부 “입찰 무효 가능한 사안”

조합 “집값 못잡자 우리를 희생양”

중앙일보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16년 만에 재개발 급물살을 타다 ‘입찰 무효’ 제동이 걸렸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의 지난해 11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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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의 시공사 입찰 과정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무리한 시장 개입으로 자충수를 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이태일)는 도시정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한남3구역 입찰 참여사인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을 수사한 결과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고 21일 밝혔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6일 한남3구역에 대한 합동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3사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가 제시한 ▶일반 분양가 3.3㎡당 7200만원 보장(GS건설) ▶조합원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 현대건설) ▶공공임대 0가구(대림산업) 같은 조건 때문이다. 이런 조건은 도시정비법에서 금지한 ‘재산상 이익 제공’의 의사 표시로 볼 수 있고 입찰 방해도 해당한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었다. 국토부가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 과정을 점검해 건설사를 수사 의뢰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입찰제안서 내용은 건설사가 시공자로 낙찰됐을 때 이행해야 할 계약상 채무일 뿐 뇌물죄에 준하는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르게 판단했다.

해당 건설사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기소 처분이 나왔다면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은 한남3구역을 비롯해 2년간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입찰 자격이 제한될 수 있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수주 시장이 마비될 뻔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이달에만 10여 곳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서거나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파격적인 조건으로 수주전이 과열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불법 여부를 떠나 서울시에서 수십 건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심기를 거슬러선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 조합원 사이에선 “정부가 집값 잡기에 실패하자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입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에 마무리됐을 시공사 선정이 오는 5월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한남3구역 조합원인 김모씨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무리하게 사유재산권을 침범해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번 불기소 처분이 이미 얼어붙은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며 “입찰 무효 등 관리·감독 조치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관련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벌칙(2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고 못 박았다.

국토부 주택정비과 이중곤 사무관은 “(관련 법에) 처벌 등에 대한 내용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고질적인 정비사업 비리를 끊기 위해 본보기로 강력히 대응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김민중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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