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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 이어 박지수도 "악플에 시달려" 고충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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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중 표정 비난에 너무 답답… 우울증까지… 농구 관두고 싶어"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받아서 진짜 그만하고 싶어요. 그냥 농구가 좋아서 하는 거고 제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데, 이젠 그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것 같아요."

조선일보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 박지수가 20일 BNK와 경기를 마친 모습. 이날 박지수는 15득점 13리바운드로 팀의 62대45 승리를 이끌었다. /WKBL


여자 프로농구 최고 센터 박지수(22·KB스타즈)가 21일 새벽 소셜미디어에 "농구를 포기하고 싶다"고 올렸다. 그에게 "표정이 왜 저러느냐" "싸가지가 없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올 시즌 초 우울증 초기 증세를 겪었다"고 했다.

2017년 데뷔한 박지수는 2018~2019시즌 KB스타즈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재작년 4월 WNBA(미 여자 프로농구)에 진출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뛰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작년 11월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 중국전에서 어깨를 다치고도 통증을 참고 뛰었고, 뉴질랜드전에서도 허벅지 통증으로 물러났다가 위기 상황에 다시 뛰며 대표팀을 구했다.

박지수는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에서 "어렸을 때부터 표정 얘기를 많이 들어서 반성하고 고치려고 하고, 일부러 경기 때 무표정으로 뛰려고 노력 중이다" "몸싸움이 이렇게 심한 리그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뛰느냐.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 쏘는 사람이 있느냐"고 했다. KB스타즈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장기간에 걸쳐 비방한 몇몇 안티팬이 있다고 한다"며 "늦은 시간까지 스트레스를 받아 올리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박지수는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 최종 예선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최근 남녀 프로농구 선수들이 연일 악플에 대해 격정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이나 가족을 비하하는 내용도 많다는 것이다. 인종차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은 귀화 선수 라건아(KCC)가 대표적이다. 외국인 브랜든 브라운(KGC인삼공사), 혼혈 선수 전태풍(SK)이 이에 동조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는 프로선수에게 사생활의 영역인 동시에 팬 서비스이자 인기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일례로 여자 배구의 경우 올림픽 최종 예선을 계기로 스타 선수들의 팔로어가 급증했다. 몇몇 구단에선 리그 흥행과 구단 인기몰이를 위해 선수들로 하여금 소셜미디어 활동을 권한다. 하지만 팬과 소통하는 수단이 오히려 선수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히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참다못한 선수들은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배구 선수 김연경은 지난달 유튜브에서 성희롱 등 도를 넘는 악플을 비판하고, 선수들에게는 "읽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재영은 작년 3월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한 메시지를 공개한 뒤 인스타그램 계정을 잠시 닫았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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