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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한노총 위원장에 강경파 김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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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가장 작은 52표差 당선

對정부·여당 강경노선 힘받을 듯

조선일보

한국노총 신임 위원장에 김동명(52· 사진)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당선됐다.

김 신임 위원장은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한노총 선거인 대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 3128명 중 1580명(50.5%)의 지지를 얻었다. 경합을 벌인 김만재(54) 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1528표(4 8.8%)를 얻어 불과 52표 차이로 떨어졌다. 선거인단 제도가 도입된 2008년 이후 역대 가장 작은 표차다.

이번 한노총 위원장 선거는 온건파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강경파 두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이에 현 정부 들어 강경 투쟁을 하면서 급격하게 세를 불린 민노총에 대항해야 한다는 한노총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두 후보가 속한 화학노련과 금속노련은 한노총 내에서 상대적으로 강경파에 속한다.

강경 성향이 뽑힌 것은 2008년 장석춘 22대 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이후 상대적으로 온건한 택시노련, 금융노조 출신 등이 위원장을 맡았다.

선거전 초반에는 김만재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정치 성향이 선거 결과를 갈랐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동명 위원장은 정치적으론 보수 성향, 김만재 후보는 여당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중도 성향인 공공연맹, 연합노련, 교육연맹 등이 김동명 후보에게 표를 주면서 판세가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 정부와 정책연대를 하는 것에 한노총 내 일부 반발 정서가 있었고,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 본부 표심이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김동명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노총과 정부·여당 간 관계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협약은 이미 파탄 났다"며 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노총 내부에선 '지난 대선에서 정부·여당과 정책 협약까지 맺고 지지했지만 한노총이 얻은 게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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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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