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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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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불응한 임종석, 與 첫 '총선 스피커'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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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2개월만에 방송 출연… 文대통령 21번 언급 대북정책 홍보

"김정은, 솔직 대담한 리더" 評도

與지도부는 임종석에 출마 요청

오세훈 대항마로 광진乙 공천 거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더불어민주당의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 첫 연설자로 나섰다. 작년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약 2개월 만에 민주당의 '간판' 격으로 TV와 라디오에 출연한 것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통보는 무시하더니, 민주당 총선 홍보에는 발벗고 나선 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선 "임 전 실장이 이번 연설을 계기로 정치권에 복귀, 불출마 선언을 뒤집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선일보

불출마 다시 강조했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MBC의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 나왔다. 임 전 실장은 작년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약 2개월 만에 방송에 나와 '공존과 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으로 가자'는 주제로 연설했다.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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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MBC를 통해 '공존과 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으로 가자'는 주제로 연설했다. 임 전 실장은 A4 용지 10장 분량의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21번 언급했다. '평화'는 22번, '미래'는 18번 나왔다. 그는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으나 솔직하고 대담한 리더였다"고 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면서 "이 길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걸어온 길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7·4 남북공동성명, 노태우 대통령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북방 정책이 함께해온 길"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연설에서 "저처럼 민주화 운동에 젊은 시절을 보냈고 정치에 나섰던 이른바 '386세대'들은 젊은 날의 기여보다 사실 충분한 보상을 받았고 명예를 얻었다"며 "미래 세대가 스스로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하자"고도 했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고도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홍보 영상에 출연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현재 검찰과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출두를 미뤄왔다고 한다. 검찰은 임 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 30년 지기 친구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 당선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송 시장 측근의 2017년 10월 업무일지에서 임 전 실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송 시장에게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요청했다는 메모와 같은 달 송 시장이 청와대와 공약 협의를 하기 위해 상경해 임 전 실장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임 전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만에 정치적 의미를 지니는 공개 석상에 복귀한 것을 두고 다양한 말이 나온다. 우선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장관이 최근 인사를 통해 '윤석열팀 솎아내기'를 한 이후 임 전 실장이 자신의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자신하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은 최근 인사를 통해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을 인사 조치했다. 이후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가 약화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편에선 임 전 실장이 자신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자신에 대한 사법 처리 가능성이 커지자 공개적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하며 검찰을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내부에선 임 전 실장이 총선 불출마 입장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초 출마를 검토했던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뜻을 접었지만 정 총리 입각 후 당의 출마 요청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번 연설을 계기로 "임 전 실장이 당 일선에 복귀해 총선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임 전 실장에게 출마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설자로 나선 것도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총선에 나설 경우 호남 출마 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서울 광진을 등에 전략공천설이 거론된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이날도 불출마를 일단 강조했다. 그는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평화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저희가 준비하지 못한 미래의 시간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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