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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나무 심겠다" "나무 심기로 불충분"...57세 차이 트럼프와 툰베리 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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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다보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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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조우한 ‘앙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다보스포럼이 제안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환경운동가들을 ‘거짓 예언자’로 치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비관할 때가 아니라 낙관할 때”라며 “내일의 가능성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는 비관론을 퍼뜨리는 예언자나 대재앙에 대한 그들의 예언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과거의 바보 같은 예언자들의 후손”이라면서 “그들은 1960년대에는 인구과잉을 예언했고, 1970년대에는 대규모 기아 사태를 예언했으며, 1990년대에는 석유가 바닥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툰베리는 이날 청중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난 툰베리는 약 1시간 뒤 열린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무관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가 얼마나 긴급한 문제인지 세계가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대책이 시시각각 불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듯 “나무를 심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무 심기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젊은 세대는 탄소 배출과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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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다보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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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등교 거부’ 시위로 기후변화 시위의 상징이 된 툰베리는 지난해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날카롭게 노려보는 모습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의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뒤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행복한 소녀 같다”고 비꼬았다. 이에 툰베리는 트위터 프로필을 “난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소녀”로 바꾸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트위터에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써야 한다. 그런 뒤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를 보러가라”고 썼다. 이어 “진정해라 그레타, 진정해!”라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이때도 트위터 프로필을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쓰는 10대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꿔 ‘독설’에 ‘재치’로 응수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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