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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70g 초미숙아 '소망이', 설 연휴 앞두고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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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주 만에 몸무게 37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 ‘소망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22일 소망이가 입원 6개월만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퇴원했다고 밝혔다. 소망이는 지난해 7월 27일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돼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났다.

당시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했고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에 키 25cm, 몸무게 37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났다.

조선일보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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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는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가 3점(10점 만점)에 불과할 정도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의료진은 소생술을 시행한 뒤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에 들어갔다. 미숙아는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 취약하다.

소망이는 너무 작아 치료를 위한 주삿바늘조차도 삽입이 어렵고 몇 방울의 약물도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사액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했다.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치료했다.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했고, 호흡곤란 증후군·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두 달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패혈성 쇼크와 부신기능 저하로 강심제·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중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도 견뎠다. 퇴원을 앞두고는 탈장으로 전신마취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를 모두 이겨낸 소망이는 현재 체중이 3.5kg으로 늘고, 분유를 먹고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상태까지 회복했다.

소망이의 엄마 김성혜 씨는 "소망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퇴원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의료진의 밤낮없는 정성과 보살핌으로 살아난 만큼 소망이가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치의인 이병국(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 역할도 있었지만,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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