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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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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유성엽·정동영, 호남신당 시동 걸었지만… 안철수 두고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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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엽 "안철수 비난만 하는 건 제3세력 변화에 도움 안 된다"
정동영 "安, 국민 뜻 받들지 못한 데 석고대죄해야"
손학규 "앞으로 통합 해나가야"
김종인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참…박지원 "작년 11월 金이 중도보수신당 창당 제안"

4·15 총선을 84일 남겨둔 22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지도부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총선을 겨냥한 연대, 나아가 호남 중심 제3신당 창당에 시동을 건 것이란 말이 나온다. 하지만 호남 신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하는 문제를 두고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안 전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호남 신당 참여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연동형 선거제 흔드는 꼼수정당 퇴치를 위한 긴급토론회'였다. 이들은 지난 연말 국회 때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처리 때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구성한 '4+1' 협의체에서 공조했다.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에 맞서 비례대표 선거용 자매정당 창당에 나서자 이를 비판하는 토론회를 마련한 것이다.

조선일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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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는 다당제 정착을 명분으로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주제였지만 호남 기반 야당 통합론이 더 화제가 됐다. 통합을 가장 강한 어조로 말한 쪽은 이날 창당 작업을 마무리한 대안신당이었다. 유성엽 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다당제 실현을 위해 필요하지만, 너무 심한 다당제는 정치에 혼란을 가져온다"며 "적정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존 정당 간의 통합, 정계 개편도 같이 모색되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호남 기반 제3신당론을 두고는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을 창당해 호남 전체 28석 중 23석을 얻었다. 그런 안 전 대표는 귀국 다음날인 지난 20일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하셨을 것이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안신당은 지난 19일 "안 전 대표는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유성엽 위원장은 이날 "최근 대안신당 내에서 안 전 대표 복귀에 대해 비난에 가까울 정도로 비판을 보내는 것에 대해 저는 지적을 했다"며 "우리들도 (국민의당) 분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비난만 하는 건 제3세력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신당 참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반면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인사말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해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지지해) 다당제를 만들어 준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것에 대해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정치를 하려면 명분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반문(反文)연대만으로는 명분이 될 수 없다. 평화당은 개혁연대 길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평화당의 조배숙 원내대표는 통합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호남은 정부·여당 지지율이 높다. 그러나 정치적 경쟁이 있어야 호남이 발전한다는 데 대다수 호남 시민이 동의하고 있다"며 "통합할 명분은 충분하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중도개혁세력이 하나가 돼 총선과 대선을 돌파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축사에서 "꼼수정당 출현은 꼭 막아야 한다"며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을 만들려는 자유한국당 비판에 발언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은) 우리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라며 "오늘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망가뜨리려고 하는 꼼수정당은 안 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참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김 전 대표가 작년 11월 중도보수 신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면서 "(김 전 대표가) 중도보수신당을 창당해 제3세력을 만들고, 저에게 (지도부를) 하면 어떠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물러가면 바른미래당 호남 세력이 (신당으로) 올 것이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는 사람을 받으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니 김 전 대표에게 당대표를 맡아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또 김 전 대표가 자신에게 신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해 김 전 대표에게 "좋은 사람을 추대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구상은 무엇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다 알다가도 거기는 모르겠다. 말을 너무 많이 바꾼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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