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차이나 비즈] ‘N95 마스크’의 귀환…코로나 감염 불안에 마스크 대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폐렴을 일으키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호흡기증후군)의 전파 상황이 중국 정부의 발표보다 더 심각하다는 우려 속에 중국인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10명이 나온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도 길거리나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이 크게 늘었다. 평소 추운 날에도 마스크 착용자가 별로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는 시민이 그만큼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감염 예방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약국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선 마스크가 동이 났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에선 며칠째 ‘N95 마스크’가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조선일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나오면서 수퍼마켓에서 한 가족이 마스크를 쓴 채 쇼핑을 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N95 마스크는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때 세계보건기구(WHO)가 의료진에게 착용을 권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 큰 특수를 누렸다. N95 마스크는 지름 0.3㎛(100만분의 1m) 미세 입자를 95%(N95급) 이상 걸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했을 때도 N95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이 마스크가 공기 속 바이러스도 차단한다고 알려지면서 이번에도 이 마스크 제품을 사려는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N95와 같은 전문적인 보건용 마스크를 살 필요는 없으며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공지를 내기도 했다.

특히 미국 3M이 만든 N95 마스크는 온라인 쇼핑몰에 나오기 무섭게 품절됐다. 그나마 남아 있는 제품은 일부 업체들이 가격을 크게 올려버려 너무 비싸 살 수도 없는 실정이다. 21일 밤 마스크 10장이 들어 있는 3M 마스크 제품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에서 600위안(약 10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마스크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커지자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은 판매자의 제품 가격 인상을 금지한다는 공지를 냈다. 판매 업체들이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 폭리를 취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N95 마스크 사진. /웨이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는 21일 타오바오와 톈마오의 모든 마스크 판매자에게 가격 인상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타오바오는 마스크 판매자들에게 보조금 100억 위안을 지급했다고도 밝혔다.

징둥과 쑤닝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 판매자가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마스크뿐 아니라 손 소독제, 체온계 같은 다른 위생 제품도 포함된다.

징둥은 3M, 허니웰 등 주요 마스크 제조사들이 제품을 공장에서 징둥 창고로 바로 보내는 특별 계약도 맺었다고 밝혔다. 징둥에서 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징둥은 설명했다.

조선일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 3M의 N95 마스크 제품. /징둥


온라인 쇼핑몰들이 이렇게 동시에 마스크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건 것은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상하이 시장 규제 당국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 핀둬둬에 판매자들이 폭리를 취하지 못하게 조치를 취하란 지시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핀둬둬는 마스크를 포함한 위생 제품의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급격한 가격 인상이 있을 경우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