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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누구를 위한 검찰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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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인사’, 직제개편 부작용 커 / 정권 보호용·검찰 사유화 논란 / ‘검찰장악’ 시도 국민저항 부를 것 / 대통령의 검사 인사권 개선해야

검찰개혁을 둘러싼 문재인정권과 검찰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 vs “검찰을 망치는 정권의 폭주”. 보수 진영은 서부극을, 진보 진영에선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진영에 따라 시각차가 극명하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 성패, 검찰총장 거취, 총선에 미치는 영향, 공수처 논란 등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안갯속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13개 직접수사 부서들을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검찰 직제개편안이 그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권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간부와 일선 지검장을 잘라낸 ‘1·8 대학살 인사’에 이어 차장·부장검사 등 수사 실무진까지 교체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중간간부들을 모두 유임시켜 달라”는 의견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저돌적 스타일로 보면 수용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장관 허락 없이 특별수사팀을 만들지 못하게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세계일보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무리한 인사, 직제개편 강행이 정권 수사 ‘방패막이용’이란 우려가 높다. 현 정권이 중용해온 심재철 신임 대검 반부패부장이 공식회의에서 “조국 무혐의” “백원우 기소 미루자”는 주장을 해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 법원 영장판사가 “법치를 훼손했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무혐의는 뜬금없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동부지검장은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기소를 미뤄 수사팀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걸 노리고 ‘친정부 검사’를 요직에 기용한 것 아닌가. ‘검찰 사유화’ 우려마저 나온다.

대검 반부패부장은 예전의 중수부장이다. 거악 척결의 선봉에 선 명예로운 자리다. 상갓집에서 직속 후배 검사가 그에게 “당신이 검사냐. 조국 변호인이냐”고 따졌다. 추 장관은 즉각 “추태”라며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수 검사들이 “왜 항의했는지 특별감찰본부를 꾸려 규명하자”고 대든다. ‘항명’과 ‘정당한 반론’이란 인식 차가 너무 크다. 일방적이고 거친 추 장관 방식은 검찰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추 장관은 직제개편으로 형사부가 강화돼 인권·민생 중심 검찰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돼 경찰은 검찰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종결권도 갖게 됐다. 형사부 일이 되레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을 폐지해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크다. 포항지진 피해자들은 정부 책임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를 폐지하지 말라며 상경 시위를 벌였다. 민생 강화는 ‘포장용’이란 비판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직제개편안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51%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정권의 ‘적폐 수사’를 잘한 공로로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전격 발탁했다. 검찰총장에 임명할 땐 “우리 총장님”이라고 치켜세웠다. 여당 일각에서 “우리에게도 칼을 겨눌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무시했다. 얼마나 믿었으면 “살아있는 권력도 엄중히 수사해 달라”고 했겠나. 그런 윤 총장의 칼날이 청와대를 겨누자 문 대통령은 돌변했다. 인사 협의 장소 문제로 추 장관과 마찰을 빚자 “초법적”이라며 윤 총장을 힐난했다. 전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들이 제3의 장소에서 인사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검찰은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상 검찰과 정권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게 검찰의 숙명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검찰의 ‘정치 도구화’라는 혹독한 역사를 경험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독립기구인 사법평의회를 신설했다.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검찰개혁은 가짜다. 국회는 검사 인사권 독립 방안을 찾아야 한다.

윤 총장은 수족이 다 잘려 나갔다. 그렇지만 ‘검찰주의자’에서 ‘헌법주의자’로 진화한 윤 총장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했다. 정권 수사를 직접 챙겨 수사결과로 말할 것이다. 정권과 검찰, 누가 승자가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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