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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9억 넘는 단독주택 공시가 대폭 인상…‘보유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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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서울 6.8% 전국 4.5% 올려

9억~12억 7.9%, 12억~15억 10%

비쌀수록 시세 현실화율도 높아

동작 1위, 마·용·성도 큰폭 상승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기준이 되는 전국 표준 단독주택(22만 가구)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4.47% 올랐다. 서울은 평균 6.82% 상승하는 가운데 동작구는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10.6%)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0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공시가 쇼크’를 안겨줬던 지난해(전국 9.13%, 서울 17.75%)와 비교하면 올해는 공시가 상승률이 낮아졌다. 지난해 시세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을 최대 2배가량 올린 영향이다.

중앙일보

올해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 얼마나 오르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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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동작구에 이어 성동(8.9%)·마포(8.8%)·영등포(7.9%)·용산(7.5%)·광진구(7.4%)의 단독주택 공시가 상승률이 높았다. 광역시 중에선 광주(5.85%)와 대구(5.74%)가 비교적 많이 올랐다. 제주(-1.55%)와 경남(-0.35%)·울산(-0.15%) 등에선 전년보다 단독주택 공시가가 낮아졌다.

단독주택 시세별로 따지면 9억원을 넘는 주택의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정부가 가격 수준별로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차등 적용하면서다. 지난해에는 시세 15억원을 초과하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대폭 올렸다면 올해는 기준점을 낮췄다. 시세별 공시가 상승률은 9억~12억원이 7.9%, 12억~15억원이 10.1%, 15억~30억원이 7.5%였다. 반면 9억원 이하 주택의 공시가 상승률은 2~3%에 그쳤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53.6%다.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비싼 집일수록 공시가 현실화율도 높은 편이다. 시세 15억~30억원의 현실화율은 56%, 30억원 초과는 62.4%였다.

9억 초과 주택의 경우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지난해 12·16 대책에 따라 올해 종부세 세율이 더 올라서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에 있는 한 주택(대지면적 172㎡)의 올해 공시가격은 10억7200만원이다. 지난해(9억8000만원)보다 9.4% 올랐다. 김종필 세무사의 시뮬레이션(모의계산)에 따르면 이 주택 소유자가 올해 내야 할 재산세와 종부세는 390만원(1주택자 가정)이었다. 지난해보다 25.8% 올랐다. 종부세만 따지면 올해 55만7280원으로 지난해(17만6800원)보다 215% 오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급등한 공시가격에 올해 상승분까지 더하고 종부세 세율까지 오른 것을 고려하면 고가주택일수록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내야 한다. 조세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23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뒤 오는 3월 20일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공시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오는 3월 정부안을 공개한 뒤 소유자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 오는 4월 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2020년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공시가격이 시세의 70~80%가 되도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밝힌 현실화율 목표는 시세 9억~15억원 아파트는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최대 80%다. 예컨대 3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공시가격을 24억원까지 올리겠다는 뜻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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