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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면역세포의 역습… 기능 고장나면 감염 악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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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과 싸우는 줄로만 알았던 면역세포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났다. 세포 내 활성산소 분비기능이 마비되면 세균 감염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배외식 성균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에서 감염을 악화시키는 면역세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선비즈

줄기세포 항원을 갖는 면역세포가 감염조직 손상에 미치는 영향. 정상 쥐의 폐와 달리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가운데)는 조직 형태가 망가지는 데 비정상 면역세포를 제거하면 조직 손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배외식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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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은 오랜 세월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특히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 세균에 감염되면 패혈증이 나타나 심각한 장기손상이나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연구진은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생쥐에 균을 감염시키자, 해당 부위에 호중구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호중구는 세균 등 침입 물질을 백혈구 내로 소화시키는 선천성 면역세포다.

이 호중구는 상처 부위에 당단백질인 ‘인터페론-감마’를 분비하는데 이때 새로운 면역세포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종류의 면역세포는 아직 분화가 다 끝나지 않은 조혈모세포처럼 표면에 ‘줄기세포 항원(Stemcell antigen-1)’을 갖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이 새로운 면역세포는 염증유발물질을 과도하게 분비하면서도 활성산소 분비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면역세포의 경우 활성산소를 뿜어내 외부에서 몸 속으로 들어온 균에 대항한다.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된 비정상 면역세포를 제거하자 세균 감염된 생쥐의 조직 손상과 치사율은 현저히 감소했다. 반면, 이 면역세포를 세균 감염된 다른 생쥐에 이식한 경우는 조직손상과 치사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감염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면역세포를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패혈증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세균 감염 예후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1월 23일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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