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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생활고 못이긴 짐바브웨 의사 파업, ‘억만장자’ 한마디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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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3조원 통신재벌 "직접 의사들 자금 지원하겠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의사들이 생활고를 못이겨 진행해오던 수개월간의 파업이 한 억만장자의 ‘통 큰 결단’에 의해 곧바로 종료됐다. 짐바브웨 정부도 해결하지 못해 지지부진 이어져오던 파업이 억만장자의 한 마디에 끝나게 된 셈이다.

영국 BBC방송은 23일 짐바브웨 의사들이 억만장자의 생계 보조 제안을 받아들여 일터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낮은 급여와 열악한 근무 여건에 항의해 시작된 의사들 파업은 4개월 넘게 끌면서 짐바브웨 보건 부문을 마비시켰다.

조선일보

짐바브웨 의사들 파업.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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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짐바브웨 텔레콤 억만장자인 스트라이브 마시이와가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마시이와는 1억 짐바브웨 달러(625만달러·약 73억원) 기금을 조성해 2000명에 달하는 의사들에게 월 300달러(약 35만원)의 생계 보조금을 지급해 교통비와 생활비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마시이와는 전화망 사업체인 '에코넷 와이어리스' 창업자로, 순자산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추산했다. 그는 하이어라이프 재단이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단체의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들에게 6개월 동안 자금 지원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 이후 계획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BBC는 전했다. 짐바브웨 병원의사협회(ZHDA)는 성명을 내고 마시이와의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ZHDA는 "하이어라이프 재단이 정부의 모든 의사들로 (자금)제안을 확대한 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ZHDA의 모든 회원들은 명시된 기한 전에 재단의 프로그램에 응모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짐바브웨 각급 의사들은 업무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파업에 동참한 의사 대부분은 한 달에 100달러(약 12만원)도 벌지 못해, 식료품을 구하거나 출근하는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미국 달러화에 고정된 임금 인상을 요구해 왔다.

[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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