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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외신들, 성전환 하사 강제 전역 줄지어 보도···“한국, 성소수자 존중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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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 후 강제로 전역하게 된 육군 변희수 하사의 사례를 두고 한국 사회의 보수성을 지적하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사례를 통해 한국이 성 소수자를 대하는 인식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22일(현지시간) ‘남자로 입대했지만 성별 위화감 문제를 겪은 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하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에서 LGBT(레즈비언ㆍ게이ㆍ양성애ㆍ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은 장애나 정신질환, 죄악으로까지 여겨지며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BBC는 이어 전세계에 약 9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많은 서유럽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이스라엘, 볼리비아 등에서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군이 첫 트랜스젠더 병사를 방출시켰다”며 이번 사안이 사회적 보수 국가인 한국에서 게이와 트랜스젠더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테스트였다고 진단했다.

WSJ은 “한국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대만, 게이라고 공표한 의원을 선출한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여전히 관용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군이 성전환 수술 후 여성으로 군복무를 하고 싶어하는 군인을 전역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사안을 자세히 보도했다.

NYT는 “한국에서 트랜스젠더들은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갖는 것으로 분류돼 입대가 금지된다”며 “이번 사건은 보수적인 한국 사회, 특히 군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비우호적인 처우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외신들은 변 하사를 모두 ‘그녀(she)’로 표기했다.

육군 전역심사위원회는 23일 오전 0시부로 변 하사를 전역시키기로 결정했다. 변 하사는 법원에서 성별정정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전역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변 하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저에게 그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변희수 하사의 사례를 보도한 BBC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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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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