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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노도강 지역 아파트 4채 팔아야 강남3구 아파트 1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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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아파트값,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 / 초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효과인 듯

세계일보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 3구 아파트값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12·16대책 이후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효과로 보인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일 조사 기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각각 0.01∼0.02%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 말∼6월 초순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12·16대책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억원씩 내린 급매물이 나온데 이어 일반 아파트에서도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 팔려는 일부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가 내려간 곳들이 많다.

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 리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등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면서 시세가 내려갔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대책 발표 전보다 3억원 이상 빠진 18억8000만원짜리 매물도 나오고 있다.

강동구는 0.03% 올랐으나 지난주(0.04%)보다 오름폭은 줄었다.

나머지 구는 대부분 지난주와 오름폭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서울 전체적으로는 지난주 대비 0.03% 올라 5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했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0.19%로 지난주(0.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2주 전 보합에서 지난주 0.13% 올랐던 과천시는 금주 들어 0.02%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 팔달구(0.78%)와 용인 수지(0.65%), 용인 기흥(0.50%) 등은 저가 주택 매입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가 지속됐고 하남시와 고양시도 각각 0.17%, 0.07% 오르면서 지난주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한편 서울 강남 부촌 지역과 강북 주거지의 아파트값 격차가 갈수록 확대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강남 대표 부촌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지역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매매가는 지난해 말 기준 17억2187만원을 기록해 강북 대표 주거지로 꼽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4억3218만~5억10만원)의 최대 4.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노도강 지역 아파트 4채를 팔아야 강남3구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두 권역에서 가장 비싼 강남구(19억4913만원)와 가장 싼 도봉구(4억3218만원)의 평균매매가 차이는 4.5배에 달했다. 도봉구 아파트 5채를 팔아야 강남구 아파트 1채를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두 권역 간 아파트 가격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10년 전인 2009년엔 강남3구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10억1397만원으로 노도강 지역(3억3392만~3억5834만원)의 2.8~3.0배 수준이었으나 이후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등 각종 개발사업과 호재가 강남3구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수요가 쏠려 이들 지역 집값은 지속적으로 크게 오른 반면, 강북 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돼 정체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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