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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적자만 쌓이는 테슬라 주가 왜 반년만에 3배 뛰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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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종가 569.59달러…지난해 5월 대비 3배 껑충

시가총액 천억달러 돌파…폭스바겐 제치고 시총 2위로

PER 77배…"적정하다"vs"과도하다" 의견 엇갈려

주가폭락 베팅한 공매도세력 손실 확대에 매수 전환

이데일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진 첫번째 차량 인도 기념식에서 어깨춤을 추고 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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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61달러 대(對) 810달러.

톰슨로이터가 조사한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적정 주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 종가가 569.56달러로 끝났다. 지난해 5월만 하더라도 180달러대였던 테슬라의 주가는 그사이 3배 넘게 뛰었다. 한달도 채 안 지났지만 올해 상승률만 36%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026억달러가 되면서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회사에서 두 번째로 몸값이 비싼 기업이 됐다. 아직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한 기업이 연간 순이익 118억 2700만유로(2018년 기준)에 달하는 기업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거품인가, 아닌가. 테슬라의 적정 주가에서 볼 수 있듯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33개의 투자의견 중 10개사가 ‘매수’를, 9개사가 ‘중립’을, 14개사가 ‘매도’를 권유했다.

◇“테슬라는 자동차기업이 아니다. 기술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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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기업가치 상승의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약점’으로 뽑히던 양산체제의 안정화가 꼽힌다.

1억원 이상의 고급 전기차만 생산하던 테슬라는 2016년 6000만원대인 보급형 세단 모델3를 선보였다. 그러나 양산 시점은 공정 관리 문제로 계속 늦어줬고 월 생산량도 1만여대에 그쳤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이 안정화된 이후 모델 3 생산은 지난해 6월부터 월 4만대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이후 미국 네바나주와 뉴욕주, 중국에 지은 ‘기가팩토리’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연간 50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중국 기가팩토리는 미국에서 생산할 때보다 생산비용을 6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중국이 2021년 전기차 보조금을 철폐하는 만큼 올해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 수혜의 상당수가 테슬라로 흘러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오는 2021년에는 스포트 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생산을 위한 독일 기가팩토리가 가동된다. 이로써 테슬라는 미국·유럽·중국이라는 자동차 3대 시장에 대한 생산거점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두번째는 테슬라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가치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미국 경제방송 프로그램 ‘매드머니’의 진행자 짐 클래머는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바퀴 달린 기술기업”이라며 “모든 자동차회사가 전기차를 만들고 있지만 사람들은 테슬라만 원한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동차가 아닌 테슬라라는 혁신과 가능성을 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테슬라의 가치는 포드나 GM, 폭스바겐이 아닌 엔비디아나 AMD와 비교하는 것이 맞다”며 “이 경우 주가는 더욱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슬라 주가 폭등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공매도 세력이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거래 가능한 테슬라 주식 가운데 무려 20%가량이 공매도된 주식이다. 테슬라 주가 하락을 기대해 공매도에 베팅한 세력들이 예상과는 달리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서둘러 매수에 나서면서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공매도 압박’(Short squeeze)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트레이더들의 고통은 일론 머스크(테슬라 창업자)에게 즐거운 주행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9일 테슬라,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반면 ‘거품론’ 역시 만만치 않다. 테슬라는 분기 별로는 흑자를 달성한 적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 1주당 순이익을 나눈 비율인 주가수익률(PER)은 77배로 포드(7배), GM(5배)와 비교하면 과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단차’로 대표되는 테슬라의 완성차 품질 문제 등을 볼 때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축적해온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테슬라가 현재와 같은 경쟁 우위를 지켜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기차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보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

중국 경제매체인 메이르징지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중국 배터리 업체인 궈쉬안 지분 20% 인수를 앞두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 16억유로를 중국시장에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역사 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 홍하이정밀과 전기차 합작사를 중국에 설립한다. 애초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도 만만치

테슬라 주식을 강하게 ‘매수’할 것을 권유한 앨라자 어드바이저의 차임 시겔은 “경쟁사가 전기차를 출시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는 테슬라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투자 의견을 매도로 밝힌 로스 캐피탈 파트너즈의 크레이그 아윈은 “신차 설계, 제조, 생산에 있어서 테슬라는 아직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테슬라의 가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첫 번째 시험대는 오는 29일이 될 전망이다. 이날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결산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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