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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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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vs윤석열 2라운드…최강욱 기소 놓고 갈등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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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머니투데이

법무부가 검찰 중간 간부인 차장·부장 검사급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한 23일 오후 추미애(왼쪽)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과천 법무부청사와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각각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급) 257명, 일반검사 502명 등 검사 759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했다. 2020.1.2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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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를 놓고 크게 대립했던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에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놓고 또한번 부딪히는 양상이다. 법무부는 검찰이 법적절차를 어기고 기소를 감행해 감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검찰은 기소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설 연휴 이후 감찰 여부와 청와대 수사를 놓고 강하게 대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검찰이 적법절차 어겨가며 무리하게 기소해

법무부와 대검의 충돌은 최강욱 비서관 기소 과정에서 불거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최 비서관 기소 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를 받지 못했다.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전결로 이뤄졌다. 수사팀은 지난주부터 일주일 넘게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 의견 보고서를 이 지검장에게 올렸으나 이 지검장은 계속해서 결정을 미뤘다.

수사팀이 최 비서관을 기소한 날 오후 법무부는 '적법절차를 위반한 업무방해 사건 날치기 기소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의 기소가 적법절차 위반이니 감찰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법무부가 검찰 기소가 잘못된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었다.

법무부는 문자메시지에서 "장관은 금일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고위공무원인 최 비서관에 대한 업무방해 사건의 기소경과에 대한 사무보고를 받아 그 경위를 파악했다"면서 "이 지검장은 기소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보완수사가 필요하고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어 소환 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구체적 지시를 했으나 수사팀이 지검장의 결재 승인을 받지 않은 채 기소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그 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제21조 제2항을 근거로 들며 "사건 처분은 지검장의 고유사무이고 소속검사는 지검장의 위임을 받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이 건과 같은 고위공무원에 대한 사건은 반드시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 처리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검찰청법 및 위임전결규정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또 법무부는 "이번 기소경위에 대해 감찰 필요성을 확인했고 감찰의 시기와 주체, 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검 "검찰총장은 전체 검찰공무원 지휘, 감독할 수 있어"

법무부가 이처럼 적법절차 위반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오자 대검도 곧장 반박에 나섰다.

대검은 법무부 발표가 있은지 얼마되지 않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공무원을 지휘, 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하여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 지검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총장의 지시로 기소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짧고 간단한 설명이었다.

검찰의 개별 사건 지휘권은 최종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있으며 이에 따라 기소한 것으로 법무부가 지적한 것처럼 적법하지 않거나 절차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법무부가 내놓은 입장을 정면으로 지적한 셈이었다.


'감찰권 발동' 법무부의 새로운 전략?

이처럼 법무부와 대검이 충돌하자 법조계에서는 중간간부 인사 이후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처럼 보이던 양 기관의 대립이 다시 한번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 지검장에게 3번이나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지검장이 이를 거부했고 결국 총장 지시로 수사팀이 기소를 단행하자 법무부가 감찰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무부가 감찰 카드를 강하게 꺼낼 수 있는 배경은 이번 인사에서 감찰 업무 담당자들을 전원 교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발표된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에는 박은정 서울남부지검 부부장이, 감찰담당관실에는 박진성 부산동부지청 부부장과 장형수 부산서부지청 검사로 교체됐다. 박 부부장은 현 정부 검찰개혁을 이끄는 이종근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인천지검 2차장)의 부인이다.

대검 감찰본부 라인도 교체됐다. 감찰 1과장에는 장동철 성남지청 형사1부장이, 감찰 2과장에는 임승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이 임명됐다. 전윤경 사법연수원 교수는 특별감찰단 팀장으로 보임됐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감찰 라인을 대폭 교체한 것은 감찰권으로 검찰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없는만큼 감찰권을 통해 검찰권을 자제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검찰측 주장에 무게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불구속 기소의 경우 차장검사 전결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기소에 전혀 위법함이 없다는 것이다. 또 기소의 적법성은 법무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측 주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도 검찰이 검사 개인의 비리가 아닌 사건 처리를 두고 직접 감찰에 나서는 것은 월권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사 사건 처리 감찰의 경우 해당 사건에 대한 처분이 후에 문제가 됐거나 그 과정에서 비리 은폐 등이 있는 경우 이뤄지는 것인데, 지금처럼 내부 의사결정을 통해 이뤄진 사건 처리를 감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법무부와 대검의 충돌은 설 연휴를 맞아 일시적인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법무부가 감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설 연휴 이후 대립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2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비서관은 2017년 10월경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부탁을 받아 아들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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