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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장기자의 비사이드IT]스마트폰은 아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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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 스마트폰 노출은 뇌발달 저해…수동적·과도한 자극

“이른 노출은 특히 자제해야…만 2세 이하 교육 효과도 없어”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전문적인 IT 관련 내용은 아니지만 명절 연휴를 맞아 영유아기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많이 공부하고 관심을 가졌던 문제인데요. 저도 그렇지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데 얼마나 해로운지, 어떻게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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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기 아기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동영상 콘텐츠로 인한 교육효과도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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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아기에는 스마트폰 사용 금물…“교육 효과 1도 없다”

일단 신경정신과 전문의나 유아교육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영유아기 아이들의 스마트폰 노출은 적을수록 적다는 것입니다. 특히 만 24개월까지는 스마트폰은 아예 보여주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다른 모든 부분과 마찬가지로 뇌의 발달도 급속하게 이뤄지는데, 스마트폰 사용이 뇌의 특정 부분이 발달하지 못하게 하거나 불균형한 발달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각,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는 과도하게 자극하게 되고 ‘두뇌의 총사령관’이라고 불리는 전두엽 기능은 저하된다는 것인데요. 소위 팝콘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게 되는 ‘팝콘 브레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른은 이미 신경회로가 완성됐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악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아기들은 아예 뇌의 한 부분의 발달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전두엽은 다른 부분의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어서 더 심각한데요. 판단력, 집중력, 기획 능력, 통제력은 물론이고 감정을 조절하고 느끼는 것을 관장하는 것도 이 전두엽입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빛 때문에 근시, 수면부족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만 2세 미만의 아기에게 교육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동영상 콘텐츠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실제로 아기들이 동영상을 보면서 보고 배우는 것이 없고, 시각·청각을 통한 높은 수준의 자극에 눈이 휘둥그레질 뿐이라는 것이죠. 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전문의는 아기들은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보냅니다.

언어발달의 경우도 동영상을 보는 아기들은 오히려 늦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부모가 청각 장애인이라 말을 하지 못하는 가정에서 정상인 아기에게 말을 가르치기 위해 TV를 장시간 틀어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의 언어능력은 유치원에 들어갈 때가 됐는데도 단어를 말하는 수준에서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언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 적절한 상황에서 어른들의 말에 대한 모방 등을 통해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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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자극으로 수동적인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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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유아기 스마트폰 사용은 늦을수록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다들 보여주던데…’ 혹은 ‘영상 매체 노출이 주는 이로움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에 부모도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아직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뇌가 워낙에 복잡한 미지의 영역이라 ‘이럴 경우 반드시 이렇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하구요.

하지만 학교나 의료 현장에서는 ‘마음의 병’을 겪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분노조절장애, 게임중독 등이 급격히 늘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과도한 디지털 기기 노출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30~40대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폰은 물론, 지금처럼 크고 화질이 좋은 TV도 없었고 그나마도 요즘과 비교하면 방송 시간과 콘텐츠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지금의 부모 세대와 아이 세대가 접하는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죠.

이처럼 다른 환경인 만큼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완전히 보여주지 않기가 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공부’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 가리키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사용은 늦을수록 좋고, 적게 보여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심하게 요구하고 떼를 쓴다면 이미 그 자체가 위험 신호라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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