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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은행 전세대출 줄어든다…“가짜수요 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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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전세대출 이달 1조3412억원

전세보증 제약에, 전세대출 증가세 꺾여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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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정부가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해 전세대출에 빗장을 내걸자,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실적이 하락세로 출발했다. 은행들은 봄 이사철부터 전세대출 제한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특히 전세대출을 부동산 투자의 ‘종잣돈’으로 삼았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25일 헤럴드경제가 4대 시중은행(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으로부터 ‘신규 전세대출 실적’을 취합했다. 이들 은행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새로 내준 전세대출 실적은 1조3412억원이다. 이는 지난 12월 전세대출 실적(1조9031억원)보다는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은행 영업일이 7일 가량 남아있다는 걸 감안하면 1월 전체 실적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선 전세대출의 수요는 당분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세보증을 새로 받거나,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전세대출 보증이 있어야만 대출을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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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주금공과 HUG가 고가주택(시가 9억원 초과)을 가진 1주택자에겐 공적보증을 내주지 못하게 했다. 이 조치가 시작되기 전에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들 가운데서도 고가주택을 가졌다면 보증 연장이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연말연초 신규 전세대출의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는 게 은행 쪽의 설명이다. 일부 은행은 올 1월 들어 HUG의 보증을 받은 대출실적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일부터는 SGI서울보증도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전세보증을 내주지 못하게 됐다. 서울보증의 보증요건은 비교적 덜 까다로웠다. 일례로 서울보증은 전세 보증금 규모를 따지지 않고, 최대 5억까지 빌려준다. 전세금 한도 등을 걸어놓은 주금공, HUG와 다른 대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최대한 받아두려는 수요는 그간 아무래도 서울보증으로 몰렸다”며 “서울보증의 보증 조건까지 좁아지면 전세대출을 전용하는 소위 가수요도 어느정도 잡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4곳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전체 원화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수준이다. 전셋값 상승, 저금리 등의 요인이 겹치며 2017년 이후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 추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본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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