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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낙연과 황교안…반포역 5번·6번 출구 '동네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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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the300][300소정이]종로구 '총리 더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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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2020.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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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 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독재정권' 시절 법학도의 양갈래 길…기자와 공안검사

두 사람은 '법학'을 전공했다. 이 전 총리는 서울대 법대 70학번이다. 황 대표는 재수한 뒤 성균관대 법대 77학번으로 입학했다.

이 전 총리는 사법고시 대신 언론을 택했다. 동아일보에서 1979년부터 2000년까지 21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그는 "스물여덟부터 마흔아홉까지. 인생의 한복판을 기자로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황 대표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고시반에 들어갔다. 희귀성 질환으로 굼 면제를 받아 사법시험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1981년 제23회 사시를 패스한 뒤 사법연수원을 13기로 수료해 1983년 검사가 돼 '공안통'의 길을 걸었다.

이 전 총리는 1979년 '10·26 군사 쿠데타'를 수습기자 시절 겪었다. 이어진 독재 시절을 언론인으로 기록했다. 비슷한 기간 황 대표는 공안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20여년 선배다. 이 전 총리는 2000년 16대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고 전남 함평군영광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내리 4선을 한 뒤 2014년부턴 전남도지사를 역임했다.

반면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치에 입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2017년 5월 '장미대선' 때부터 대선 출마 요구를 받지만 황 대표는 한 발 물러섰다. 결국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2019년 1월 전당대회에 출마, 당대표에 선출되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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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낙연 전 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종로 출마 제안과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2020.1.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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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장 vs 대통령권한대행…다른 '행정' 경험

행정 경험도 같은 듯 다르다. 이 전 총리는 국회의원 4선을 한 뒤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로 선출돼 행정가로 변신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 총리로 그를 선택한 것도 경험과 행정력을 눈여겨 본 덕분이다.

초대 국무총리로 입각한 이 전 총리는 최장수 총리(2년 7개월 13일, 958일)을 지냈다. 총리 재임 기간 동안 그는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20%를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며 장기간 1위를 지켜왔다.

황 대표는 2011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검사직을 그만둔 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으로 야인생활을 하다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장관으로 돌아온다. 곧이어 국무총리를 맡아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가 된다. 박근혜 정부 기간 내내 장관과 총리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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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인사 관련 긴급 입장발표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권 실세의 비리와 부패에 대한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검찰 조직을 파괴하고 있다"며 "특검을 통해 권력 사유화를 막겠다"고 밝혔다. 2020.1.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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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역 5번 출구의 '이낙연'과 6번 출구의 '황교안'





두 사람은 불과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살고 있는 ‘동네 이웃 사촌’이다.

이 전 총리가 사는 잠원동 동아아파트는 반포역 5번 출구에 있다. 황 대표가 사는 잠원동 신반포21차아파트(구 한신아파트)는 반포역 6번 출구 쪽이다. 왕복 4차선 도로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두 아파트 모두 서울 서초갑 지역구에 속한다.

두 정치 거물이 자기 동네가 아닌 ';정치 1번지'인 종로나 험지 등을 찾아 다니는 것만도 흥미롭다. 서초구 동네 이웃이 종로구 이웃이 될 가능성도 높다. 뿐만 아니라 만약 종로에서 맞붙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총리의 대결이다보니 '촛불 혁명 완수'와 '정권 심판론'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총리가 종로 출마를 결심하고 퇴직과 동시에 종로에 전세를 구한 뒤 잠원동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반면 황 대표는 이사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도로 하나를 두고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집값'이 엇갈린 사연도 있다. 반포역 6번 출구쪽 단지는 재개발이 확정된 반면 5번 출구쪽은 불발됐다. 덕분에 황 대표의 아파트 시세는 올 1월 매매가 기준 35억원을 훌쩍 넘겼다. 길 건너 이 전 총리의 아파트는 19억원이다.

먼저 종로구 출마를 확정지은 이 전 총리는 "제 개인적인 마음을 말씀드리면 신사적 경쟁을 한번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초대장을 던진 상태다.

한국당은 험지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면서도 황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역구를 고심하고 있다. 당분간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결단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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