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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정동영 대표와 김성주 전 이사장 리턴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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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노리는 정 대표와 재선 바라는 김 전 이사장 대결

11년 터울 고교·대학 선후배…올 4·15총선 최대 관심

“국민연금제도 이해…원칙있으며 노사상생 실천” 평가

평화당 “선거법 위반 혐의…공직을 정치에 활용”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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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노후자금 70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이사장에 완전히 문외한인 비전문가 정치인을 앉히고 선거가 닥치자 임기 1년을 남기고 2년 만에 교체했다. 정치인 출신 이사장은 없었다.”

“2017년 11월 취임 당시 600조원이던 국민연금공단 기금적립금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고 취임 2년 만에 서울에서 보다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비전문가라는 비판 속에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올해 초 사직한 김성주(56)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상반된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그가 지난 14일 올해 4·15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시 덕진구에 해당하는 전주병은 정동영(67) 민주평화당 대표의 지역구다. 4선의 정 대표는 19대 의원을 지낸 김 전 이사장과 4년 전 제20대 총선에서 대결했다. 정 대표가 989표 차이로 이겼다. 11년 터울인 두 정치인은 고교(전주고)와 대학교(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지역정치권은 4·15총선에서 이들의 재대결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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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전 이사장은 자신의 책 <모두가 누리는 나라, 더 플랜>의 출판기념회를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11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잇따라 열었다. 그는 책에 노후소득보장 연금제도 강화를 위한 노력과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이야기 등을 담았다. 그는 “세상은 끝없이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포스의 바위’가 아니며, 침대 길이에 다리를 맞춰야 하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도 아니다. 사람들의 노력과 실천에 의해 세상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꿈조차 꾸지 않고 희망을 잃어버린 사회에 내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지난 5일 ‘김성주 이사장 퇴임에 부쳐’라는 성명을 통해 견해를 밝혔다. 노조는 “김 이사장이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이해와 기금에 대한 원칙이 있는 이사장이었고, 노동존중을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노사상생을 통해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평화당의 평가는 다르다. 평화당은 지난해 12월 ‘민주당은 염치도 없는가. 오만의 정도가 갈수록 가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김성주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공공기관 직함을 벗고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자 강력 비판했다. 평화당은 “민주당이 전북도민들을 실망시키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혹평했다. 지역정가에서도 공공기관장들의 줄사표에 대해 “공공기관을 자신의 정치적 징검다리로 활용했다는 비판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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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은 성명에서 김성주 전 이사장에 대해 “김 이사장은 선거법 위반, 직권남용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재임 중에 국민연금공단의 고유업무 외에 옛 지역구를 챙기는 행보로 빈축을 샀으며, 삼성과 관련해 공단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수사로 지난해 9월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했다.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김성주 전 이사장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제3자 기부행위)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공단 직원 3명이 지난해 10월2일 자신의 출마가 유력한 전주시 덕진구의 한 노인정을 방문한 뒤 온누리상품권 100만원 상당을 전달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전 이사장은 “기부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칭찬 받아야 할 미담이지 논란거리가 될 것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연금공단 쪽도 “매년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으로,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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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통신사 <뉴스1> 전북취재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시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월17~18일 실시한 전주병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김 전 이사장이 46.8%, 정 대표가 30.5%, 오형수 정의당 전북도당 정책위원장이 4.4%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전주병 선거구에 사는 만 19살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4.4%포인트, 신뢰수준은 95%이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5선을 노리는 정 대표가 수성할지, 재선을 바라는 김 전 이사장이 금배지를 탈환할지 전주병 지역구가 4·15총선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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