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개강하면 중국인 유학생 돌아온다" 대학가도 우한폐렴 비상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머니투데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시설환경팀 관계자들이 호흡기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특히 오는 30일 춘절(春節중국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유학생을 비롯한 재한 중국인들의 복귀가 예정돼 있는 만큼 대학가 등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대학 앞 카페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최민주씨(30)는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개강하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온다고 들었다"며 "사장님이 지시는 아직 없긴 하지만 개강할 때 쯤이 되면 마스크라도 끼고 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 한 대학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원경희씨(58)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방학에 설을 맞아 중국에 돌아가 최근에는 평소보다 유학생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면서도 "다음달엔 유학생들이 돌아올 텐데 우한 폐렴이 우리나라까지 번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발원지 우한에 '봉쇄령'을 내렸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인천-우한 간 국제 항공 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럼에도 국내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시작된 '중국인 입국 금지' 청와대 국민 청원 동참자 수는 26일 오후 30만명을 넘어섰다. 26일 국내 세 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이같은 여론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해당 청원의 청원자는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다"며 "춘절 기간 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학 당국의 걱정은 더 크다. 직접적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을 상대하고 확진자 발생이나 감염 확산에 대비해야 할 책임이 있어서다.

중국인 유학생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한 서울 시내 대학 교직원은 "이미 입시도 끝난 상태라 2월부터는 재학 중인 유학생들과 신입 유학생들이 한번에 학교로 온다"며 "학생들만큼 외국인 학생들과 접촉해야 하는 대학 교직원들도 캠퍼스 내 발병에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비상이 걸려 보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손 소독제와 체온계 등을 급히 구비해뒀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전한 방역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캠퍼스의 대학병원까지 방역 대책에 총동원되겠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 비중이 48.2%(6만8537명)로 가장 높다. 출신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90.4%(12만850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 우한 폐렴 의심 환자 또는 확진 환자가 발생해 공포가 확산돼 있는 지역이다.

일례로 일본의 한 과자가게에서는 중국인 손님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지난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하코네의 한 가게에서 중국어로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 출입을 금지한다"는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내걸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현실적으로 이들의 입국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질본) 관계자는 "중국인 유입을 막는 것은 외교부가 대중국 차원 외교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질본은 각 공항과 항만에서 검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도 "전면적인 입국 제한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지나치게 국민의 불안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발한 입국자 명단을 확보하고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입국자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