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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네덜란드, '유대인 박해' 정부 차원 첫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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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아우슈비츠 해방 75주년 맞는 1월 27일…유대인 박해 반성과 추모 행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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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왼쪽)가 26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홀로코스트 추모기념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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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박해에 대해 사과했다.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뤼테 총리는 암스테르담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연설을 하면서 "마지막 남은 생존자들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면서 "당시 정부의 행동에 대해 내가 대표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날은 홀로코스트의 상징인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소련군에 해방된 지 75주년을 맞는 1월 27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당시 이곳에서만 11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1월 27일은 유엔이 2005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로 정해 국제 기념일이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살해된 600만명의 유대인 중 10만2000명은 네덜란드에서 사망했다. 당시 네덜란드에 거주했던 유대인 14만명 가운데 3만8000명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그동안 네덜란드 정부는 유대인 학살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사과를 한 적이 없었다. 2012년 정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당시 뤼테 총리는 정부 행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공식 사과를 지지하는 여론도 낮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뤼테 총리는 "우리 정부 기관은 정의와 안전의 수호자로 행동하지 않았다"면서 "너무 많은 공무원이 점령군의 명령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대인) 등록부 작성과 추방의 쓰라린 결과는 충분히 인정되지도, 제때 인정되지도 않았다"면서 "전체적으로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 보호와 도움, 인정이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아우슈비츠 이후 75년, 반유대주의는 여전히 우리 가운데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일어난 일을 완전히 인정하고 그것을 큰소리로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는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모여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가해자'에 해당하는 유럽 국가들의 철저한 반성과 추모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관'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47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세계 홀로코스트 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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