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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야구계 코비’ 꿈꾸던 푸이그의 추모 “내 인생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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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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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와 ‘MLB의 악동’ 야시엘 푸이그는 각별한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이렇다 할 공통분모는 2010년대 중반 나란히 LA를 연고로 뒀다는 점뿐. 종목도 다르고, 연령대도 차이가 있었지만 둘은 서로의 야구장과 농구장 안팎에서 종종 만나며 우정을 쌓았다.

시작은 푸이그가 신인으로 등장한 2013년이었다. 평소 농구를 좋아해 르브론 제임스, 파우 가솔 등 NBA 스타들과 우애를 과시하던 푸이그는 야구장을 자주 찾던 코비와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 이미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한 코비와 이제 막 날개를 펼치려던 푸이그의 이색적인 만남이었다.

푸이그는 프로 데뷔 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으로 천방지축 이미지를 샀다. 악동이라는 별명도 이때 붙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불허’ 천방지축도 우상인 코비를 향해서는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푸이그는 2015년 한 인터뷰를 통해 “언젠가는 야구계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코비처럼 오랜 기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있었다. 예측불허 행동만 일삼던 천방지축 푸이그라 더욱 주목을 받은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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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우정은 2016년 코비의 은퇴 이후에도 계속됐다. 많은 이들이 추억하는 장면은 2018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의 4차전이다. 코비는 자신의 현역 시절 등번호(8번)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깜짝 등장해 다저스를 응원했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홈팀의 공격. 푸이그가 화끈한 3점홈런을 쏘아 올리자 이를 지켜보던 코비는 마치 자기 일처럼 두 팔을 벌리며 기뻐했다.

이날 경기 직후 푸이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날은 내 우상과 함께한 2018년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코비, 우리가 지난번 LA 레이커스 경기에서 했던 약속을 기억하지? 이제 1대1 농구 경기를 하자”고 코비에게 제안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자신의 SNS로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코비는 도전 승낙을 받아들이며 각별한 우애를 과시했다.

지난해 푸이그의 신시내티 레즈 이적으로 잠시 멀어진 둘은 그러나 27일 코비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더는 마주할 수 없게 됐다. 코비는 이날 자신과 둘째 딸 지아니 등 9명이 탑승하고 있던 헬리콥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시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우상의 허망한 비보를 접한 푸이그는 자신의 SNS 담벼락으로 2018년 코비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올리면서 “나는 이 슬픈 뉴스를 여전히 믿을 수 없다. 코비는 내 인생의 진짜 영웅이었다. 코비의 가족들에게 애도와 기도를 보낸다”고 자신의 우상을 추모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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