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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한달 전 AI는 알고 있었다 [이정아 기자의 바람난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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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6일 보호복을 입은 채 우한의 병원으로 이동 중인 구급요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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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확산 일로입니다. 중국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3000명 선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에서도 네 번째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중국 당국은 뒤늦게서야 우한 폐렴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한 달여 전, 인공지능(AI)이 우한 폐렴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경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아닌, AI가 가장 먼저 우한 폐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AI에 기반한 캐나다인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 ‘블루닷’(BlueDot)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사 고객들에게 우한 폐렴의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WHO가 우한 폐렴을 경고한 날(9일)보다 열흘이 앞서고 CDC가 우한 폐렴의 존재를 발표한 날(6일)보다도 일주일이 더 빠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비밀은 ‘데이터 수집’에 있습니다.

블루닷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캄란 칸은 “우리는 중국 정부가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중국 당국이 보고하는 제한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을 모니터링하는 국제기구나 정부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적한 겁니다.

이어 그는 “우리는 65개 언어로 된 언론 보도, 동식물 질병 발생 보고서, 비정상적인 사건 징후를 소개하는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면서 “다만 데이터가 지나치게 방대한 소셜미디어 포스팅은 활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블루닷을 제외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중국의 우한 폐렴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에든버러 대학의 마크 울하우스 감염병역학 교수는 2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아닌) 또다른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라고 설명합니다. “인구가 많고 밀도가 높은 중국에서 인간과 바이러스가 있는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는데요.

다만 좀더 들여다볼 점은, 블루닷이 AI 알고리즘으로 전 세계 항공 티켓팅 날짜를 분석해 우한 폐렴의 확산 경로까지 정확하게 알아냈다는 점입니다.

캄란 칸 CEO는 “질병을 추적하는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소셜 미디어 데이터가 아닌 항공 티켓팅 데이터에 주목했다”라며 “그 결과 우한 폐렴이 우한에서 방콕, 서울, 대만, 도쿄로 확산될 것이라고 초기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좋은 데이터’와 잘 짜인 ‘알고리즘’만 있으면 정부가 아닌 기업도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해 잠재적인 감염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하는 캄란 칸 CEO는 2003년 사망자가 수백 명에 달했던 사스 사태 당시 캐나다 토론토 병원에서 감염증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당시 사스가 도시와 병원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나는 엄청난 양의 정신적·신체적 피로도를 느꼈다”며 그는 블루닷을 창립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우한 폐렴을 예측한 블루닷의 AI 알고리즘의 신뢰성과 안정성은 좀 더 따져봐야할 문제입니다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합니다. 보건 당국이 방역 대책에 더욱 철저를 기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국민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쩌면 AI 전문가가 그 자리를 대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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