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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숙청설’ 北 김경희, 6년여 만에 모습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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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설 기념공연 함께 관람 / ‘백두혈통’ 결집 대내외 과시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된 후 6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설 명절을 맞아 백두혈통의 단합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고 ‘정면돌파전’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설 당일인 지난 25일 평양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고모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원 안)가 6년여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해 이들과 나란히 앉아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 위원장이 설 당일이었던 25일 평양 삼지연극장에서 설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하면서, 수행한 간부 중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다음으로 김 전 비서를 호명했다. 김 전 비서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김 전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으로 ‘백두혈통’의 어른 격이다.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 3세대라면 김 전 비서는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 집권 초기 후견인 역할을 했던 김 전 비서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2013년 9월9일 이후 6년여 만이다. 남편 장성택이 ‘반혁명분자’로 지목받아 처형된 후 숙청됐다는 주장부터 뇌졸중 사망설, 자살설 등이 난무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건강상태가 악화해 공개활동을 삼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의 등장은 김 위원장이 새해 ‘정면돌파전’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는 시기 백두혈통의 결집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전 비서 등장에 대해 “백두혈통의 결속과 김정은 가족의 화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며 김정은의 정면돌파전에 대내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정면돌파전에 힘을 싣는 ‘사상사업’도 계속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논설 ‘정면돌파전은 거창한 변혁 과정’을 싣고 “적대세력들은 우리에게 못 하나 쌀 한알 새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한편 사상문화적 침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그 목적은 우리 내부에 어려움을 조성하고 사람들의 사상정신을 침식하여 사회주의를 손쉽게 무너뜨리자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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