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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스보다 빠르다…“중국 감염자 1주일에 2배씩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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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867명 확진…81명 사망

사스 땐 1000명 확진까지 4개월

“잠복기에도 전염” 주장도 나와

해외단체여행 금지, 이동통제 확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오후 8시 현재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된 환자 수가 284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867명 늘었다. 사망자도 하루 사이 56명에서 81명으로 증가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데 4개월 정도 걸린 것과 비교해도 확산 속도가 빠르다.

중국 쓰촨(四川) 관찰 26일 보도에 따르면 가오번언(高本恩) 홍콩대학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우한 폐렴 확산세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간다면 감염자 수는 빠르면 7일, 늦으면 10일마다 두 배가 될 것”이라며 “경제적인 손실이나 심리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망자 수 등은 사스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긴급 통지를 통해 첫 환자를 보고한 것은 지난해 12월 30일인데, 지난 24일로 이미 누적 환자 1287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신종 폐렴은 중국 전역으로 퍼져 현재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청정 지역은 티베트 한 곳뿐이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신형 폐렴(초기 증상)이 사스보다 온순해 보이지만 전염성은 더욱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스의 경우 초기 증상이 심해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했는데, 우한 폐렴은 초기 증상은 약하지만 잠복 기간에도 전파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거대한 섬처럼 변하고 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중국 여행사에 27일부터 호텔과 항공편 예약을 포함한 모든 단체관광 업무 중단을 지시했다. 중국인의 해외 단체여행이 금지되는 셈이다.

해외에선 중국인 관광객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필리핀이 27일까지 634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귀국시켰고, 대만은 28일까지 358개 팀 6494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모두 돌려보낸다.

중앙일보

후베이성에 시집간 뒤 1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딸 가족을 창문으로만 봐야 하는 할머니 모습. [사진 환구시보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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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후베이성에 대해 사실상 고립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23일 우한 봉쇄를 시작으로 어저우(鄂州), 황강(黃岡), 츠비(赤壁) 등 후베이성 내 16개 도시에서 교통 통제가 시작됐다. 인구 6000만 명에 가까운 후베이성이 폐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6일부터는 베이징과 외곽을 연결하는 도로의 여객 운송이 중단됐다. 사스 때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만리장성과 자금성(紫禁城)도 손님을 받지 않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춘절(春節·설) 당일인 25일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생명은 태산보다 무겁다”며 당 중앙 차원의 영도소조 구성을 결정했다. 조장을 맡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6일 회의를 열고 우선 신종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인구 이동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30일까지인 춘절 연휴 기간을 “적당하게 연장하라”고 지시해 출근일이 2월 3일로 미뤄졌다. 초·중등학교와 대학, 유치원 등의 등교는 무기한 연기했다. 재개 시점은 추후 통보한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는 의심됐던 대로 화난(華南) 수산물시장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7일 화난 수산물시장에서 채취한 환경 샘플 585건 중 33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핵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화난 시장 22개 상점과 쓰레기차 1대에서 채취한 샘플이 양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유상철·박성훈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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