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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탈레반 “아프간서 미군 비행기 격추…탑승자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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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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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중동부 가즈니 주에서 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다고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미군 비행기를 격추시켜 미군 고위 장교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측 미군 장교 사망을 부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사고가 보도된 후 성명을 통해 “정보 임무를 수행하던 비행기가 가즈니주 데흐야크 지구의 사도 켈 지역에서 추락했다”며 “고위 장교를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미 고위 장교가 사망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추락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군 중 누구로부터도 (사고 관련) 즉각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리프 누리 가즈니 주정부 대변인은 “사고기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남서쪽에서 130km 떨어진 데하크 지구에서 현지 시간 오후 1시 10분경 추락했다”면서 “추락 지점이 탈레반이 통제하는 지역에 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사고 발표 당시 가즈니 주 관계자들은 추락기가 국영항공인 아리아나 아프간항공 소속 보잉기라고 밝혔지만, 항공사 측은 “모든 비행이 정상적으로 완료됐다”며 추락설을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가즈니주의 경찰은 BBC에 “사상자에 대한 정보는 없으며 비행기가 추락한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당 추락이 미국과 관련돼 있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즈니 주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목격담에 따르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으며, 조종사의 시신만 간신히 알아볼 정도다. 잔해와 시신의 형태로 미뤄 아프가니스탄 사람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가즈니주의 언론인 타리크 가즈니왈은 AP통신에 “사고기 추락지점이 미군기지로부터 10km 떨어진 곳”이라고 전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SNS) 상에는 사고 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항공 애호가들은 잔해의 표식과 등록번호 등을 토대로 추락한 항공기가 미군의 감시·정찰용 항공기인 E-11A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관계자는 BBC에 “현 시점에는 미군 자산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일 탈레반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미-탈레반 간 아프간 평화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말 탈레반을 몰아내기 위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2018년 중반부터 미국과 탈레반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을 진행 중이나 협상 중에도 아프간 내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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