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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국 다녀온 회사 동료의 출근, 두려워요"…우한 폐렴 '포비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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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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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 및 이용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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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 중국내에서 대거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감염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에서 근무하는 조선족 근로자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조선족 아이돌보미나 간병인을 고용한 가정을 중심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모 맘카페에는 우한 폐렴 관련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카페회원은 "조선족 이모님이 집에 계신데 너무 걱정이 된다"면서 "중국은 안다녀오시는데 아무래도 중국인 밀집지역에 사시니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중국 춘제기간 중 고향을 다녀오거나 입국한 친지간과의 모임 등으로 자칫 면역력이 약간 아이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카페회원은 "친구를 보니 일단 이번달까지는 (조선족 아주머니에게) 돈을 주고 쉬시라 했다"면서 "친구 아기가 아직 돌이 안돼 걱정되고 이모님이 중국에 갔다 오신다는데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조선족 대신 한국인 도우미를 구하기도 여의치않다. 수십만원씩 비용을 올려줘야하고 그나마 아이 돌보미를 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어서다.


"내일 개학, 애들 학교 보내도 괜찮을까요"

일부 카페회원들은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보내는 일을 걱정하고 있다. 연휴와 방학 뒤 등원이나 등교하는 아이들중 혹 감염된 사례가 있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28일 개학한다.

한 카페회원은 "예방차원에서 일단 아이를 봄방학(통상 2월중순 시작)까지 결석시키고 싶다"면서 "아이 반에 아빠가 중국 우한근처에 있는 아이들이 있고 방학에는 중국에 들어갔다 나올텐데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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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관광객 및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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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의 경우 사무실의 중국인 동료와 만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카페회원은 "저희 팀 같은 사무실에 중국인 동료가 있다"면서 "동료가 춘절이라고 2주간 중국에 다녀왔다 출근한다는데 두렵다"고 호소했다.


조선족 간병인 전파가능성 우려도

조선족 근로자가 많은 국내 병원과 요양병원에서도 우한 폐렴 포비아(PHOBIA, 공포증)가 커지고 있다.

24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최대명절 춘제기간 조선족 간병인들이 고향을 다녀오는데 이들을 통한 전파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자칫 간병인들이 고향에서 감염된 채 국내로 입국하고 이들이 환자를 돌볼 경우 가족까지 추가확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인터넷 카페에는 "전국 병원에 조선족 간병인이 셀수 없이 많고 이들이 춘제기간 중국을 다녀올텐데 정부차원에서 막아야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아직 우한 폐렴의 전파경로나 잠복기에 대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경계하는 게 맞다는 동조의견이 다수 나온다.

반면, 지나친 기우이며 조선족 근로자들에 대한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보호자들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자칫 막무가내식 중국인 기피 현상과 사회적 편견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은 "걱정이 되는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체류하는 조선족 도우미와 간병인들이 모두 귀향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들을 해고하면 오히려 맞벌이 부부들과 환자, 보호자들만 더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훈 기자 searc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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