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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6세 에이스…'탁구 신동' 신유빈이 쏘아올린 도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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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유빈. 제공 | 대한탁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탁구 신동’ 신유빈(16·청명중)은 2020 도쿄올림픽 선전을 바라는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이다.

추교성 감독내정자가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도쿄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 2라운드 토너먼트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3-1로 꺾었다. 이로써 도쿄행 막차 티켓을 따낸 여자대표팀은 1988년 서울대회 이후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과 나란히 거둔 쾌거다.

과정은 험난했다. 이번 대회에서 16강 토너먼트 1라운드에 승리가 절실했다. 패하면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떨어져 3연승을 해야만 단 한 장 걸린 티켓을 따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첫날 체코를 꺾은 남자대표팀은 수월하게 일정을 시작했지만, 여자대표팀은 첫날 남북 대결에서 북한에 1-3으로 패해 도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가시밭인 우회로에서 기어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우크라이나와 스페인을 연이어 꺾은 후 프랑스까지 제압하며 가장 낮은 가능성을 성공으로 바꿔 놓았다.

신유빈이 일등공신이다. 이달 초 열린 선발전은 기존 순위를 배제한 무한 경쟁 기조를 도입해 세계 톱 랭커가 탈락하는 이변이 나왔다. 신유빈 역시 고배를 마시는듯했지만 대한탁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선정 추천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본 선택이었지만 신유빈은 대표팀 에이스로 손색없었다. 북한 차효심을 압도하며 남북 대결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따냈고, 패배가 곧 탈락으로 이어지는 프랑스와 단판 승부에서는 담대함이 빛났다. 최효주와 짝을 이룬 1복식에서 스테파니 뢰이에트-지아난 유난 조에 3-1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제압을 하더니 4단식에서는 마리 미고를 3-0으로 완파하며 언니들에게 올림픽 티켓을 안겼다.

이미 신유빈은 5세 때이던 2009년 TV 프로그램에 ‘신동’으로 출연해 한국 탁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나선 2013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대학생을 4-0으로 제압하며 화제를 모았고, 2018년 14세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을 비롯해 각종 최연소 기록을 다시 써왔다. 지난해 체코오픈 혼합복식 깜짝 우승을 함께 일궜던 ‘남자 탁구신동’ 조대성(대광고)은 “탁구라는 스포츠에서 흥분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유빈이는 나에 비해 훨씬 차분한 편이다. 내가 감정 조정이 안 될 때 옆에서 컨트롤을 해준다”고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여자대표팀은 최근 사령탑 교체 관련 홍역을 앓았다. 유남규 전 감독이 지난해 말 개인 사정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 과정에 전지희(포스코에너지)를 비롯한 선수들과 불화가 있었던 게 외부로 불거졌다. 추 감독내정자를 앞세워 벤치 공백을 최소화하려 했던 시점에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불발됐다면, 가뜩이나 하향세인 여자탁구에 진짜 위기가 찾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난세 영웅으로 나선 막내가 어지러운 분위기를 단번에 수습하며 몰락하는 팀을 끌어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추 감독내정자는 “프랑스와 결승에선 1번 복식의 비중이 컸는데, 여기서 이겨 한결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마지막 단식에서도 어린 데도 대범하게 마무리를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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