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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한 외화보유 대북제재 견딜 수준...제재 지속되면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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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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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북제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북한이 보유한 외화가 바닥을 드러낼 경우 환율 및 물가가 급등하는 등 북한 경제에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BOK경제연구 '달러라이제이션이 확산된 북한경제에서 보유외화 감소가 물가·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14년 기준으로 북한이 보유한 총 외화는 30억1000~66억3000만달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보유한 총 외화 가운데 거래용 외화가 10억∼23억5000만달러다. 가치저장용 외화가 20억1000∼42억8000만달러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보유외화량에 변화가 있더라도 가치저장용 외화량의 증감만 있고 거래용 외화량은 변화하지 않는다면 환율 및 물가는 안정적"이라며 "2017년에 외화수지를 큰 폭의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된 것은 이 기간 가치저장용 외화의 증감만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보유외화 규모는 지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많게는 3∼4억달러의 비교적 큰폭의 증가세를 지속하다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1억달러 내외의 감소세를, 2017년부터는 10억달러 이상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북한경제가 상당한 악영향을 받고 북한의 외화자금사정이 악화되는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물가와 환율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쌀의 경우 지난 2013년 1·4분기에 1㎏당 6422북한원까지 상승했지만 2019년 2·4분기 말 현재 4∼5000북한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북한 물가는 물가지수 통계가 없기 때문에 쌀 가격 등 대표적인 생필품 가격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대미 달러환율은 지난 2013년 1·4분기 8577북한원을 기록한 뒤 2분기말 기준 8000북한원 내외로 등락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최근 대북제재 영향으로 보유외화가 줄고 있으나 북한의 물가 및 환율 안정이 지속되는 것은 외화감소 규모가 아직은 가치저장용 외화를 감소시키는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가치저장용 외화를 상당 수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대북제재 장기화로 북한의 보유외화가 감소할 경우 가치저장용 외화가 소진되고 거래용 외화도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자국통화량이 변하지 않고 거래용 외화량 만 소폭 감소하는 초기에는 환율상승 압력을 받겠으나 통화량 감소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며 "반대로 거래용 외화량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환율 상승의 영향이 거래용 외화량 감소의 영향보다 우세하게 되면 자국통화 표시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거래용 외화량 감소에 자국통화 증발을 통해 대응할 경우에는 환율 및 물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더욱 불안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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