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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한 폐렴, '호흡기 질환'으로 발병할 수도… 전염 억제 못할 가능성 대비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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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정기적으로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사스(SARS)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훨씬 치명적이란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대중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은 일부 전염병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이상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 같이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중국 장쑤성 난통의 한 공장에서 우한 폐렴 발병을 막기 위한 ‘보호복’을 생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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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이번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면 이것이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퍼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정기적으로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호흡기 바이러스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사스와 메르스의 발병 억제를 연구한 토론토에 본부를 둔 전염병 전문가 앨리슨 맥거 박사는 "이번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대중을 위한 건강 예방 조치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함께 살고 있고 이것이 전 세계에 퍼질지 알아낼 것"이라면서 "발병의 진정한 심각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의료 시설에 중대한 ‘도전’을 할 가능성이 있고 그 확산의 영향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병이 시작됐고 우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지로 감염자가 확산되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이미 4000명 이상이 감염됐고 사망자수는 106명에 달한다.

앞서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이번 바이러스의 전염 능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중대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바이러스는 1~14일 잠복기 동안 감염성이 있어 확산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을 받는 도시의 항공편과 열차를 차단하고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격리시키는 것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를 막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1.5명에서 3.5명 사이의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진은 3명에서 5명 사이의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의 로빈 톰슨 교수는 최근 감염자 추정치를 통해 "영국에 바이러스를 가져오는 사람이 이 나라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3분의 1 정도"라고 예측했다.

임페리얼 칼리지의 전염병 학자인 닐 퍼거슨은 "중국과 전 세계의 막대하고 칭송할 만한 노력에도 우리는 이 전염병의 억제가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에서 이미 감염과 관련한 10만건의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거의 수만 명의 사람들이 감염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존스 홉킨스 공중보건대학의 보건안전센터의 톰 잉글 스비 박사는 "각국이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확산을 연구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미 발표된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제한된 정보에 근거해서 감염이 심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계획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바이러스는 과거 사스보다 더 빨리 확산되고 있어 치명적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사스는 지난 2002년 말과 2003년 초에 폭발적으로 발병해 전 세계 8000명 이상이 감염되고 거의 800명이 사망했다.

로빈 톰슨 교수는 "사스는 1000명을 감염시키는 데 몇달이 걸렸지만, 지금 신종 바이러스는 3주만에 3000명이 감염됐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이번 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1000만달러(약 117억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단체들이 국경을 봉쇄하는데 절반이 쓰이고 나머지는 아프리카 질병통제센터에 제공돼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로운 감염에 대처하는 것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다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베이징으로 가서 중국 당국과 만나 바이러스 대응을 지원하고 발병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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