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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볼턴의 입’ 트럼프 탄핵심판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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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저서에 ‘우크라 스캔들’ 입증 내용 담아

증인채택 요구 커져… 밋 롬니 등 이탈 가능성
한국일보

밋 롬니(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이 27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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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볼턴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출간 예정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입증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원 탄핵심판 과정에서 그의 증인 소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탄핵소추위원단은 전날 성명을 내고 “상원은 볼턴을 증인으로 소환하고 그의 메모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주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볼턴은 3월 공개될 신간에서 트럼프가 지난해 8월 자신에게 우크라이나 정부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도울 때까지 3억9,100만달러의 우크라 지원금을 동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트럼프에 적용한 ‘권력남용’ 혐의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민주당은 볼턴의 주장을 ‘스모킹 건(결정적 한방)’으로 규정하며 상원에서 증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 의장도 “공화당은 이제 헌법과 은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볼턴 역시 이미 상원이 증인으로 부를 경우 증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

공화당 측은 일단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의원들이 증인 채택에 유동적이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은 53석을 점유해 4명의 이탈표만 생기면 볼턴을 증인으로 소환할 수 있다. 공화당에선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라마 알렉산더 의원 등이 유력한 이탈 후보군으로 꼽힌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볼턴의 증언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합류할 의원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볼턴이 증언하더라도 탄핵심판 표결 결과를 바꾸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67석)을 확보하려면 공화당에서 적어도 20명의 이탈자가 나와야 한다. 다만 더힐은 “볼턴의 책 원고 내용이 알려지면서 공화당의 탄핵심리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볼턴 저서와 관련해 “나는 볼턴에게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며 “그의 주장을 담은 뉴욕타임스 보도는 거짓”이라고 반발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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