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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아빠 회사서 대체복무한 30대… 법원 “군대 다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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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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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실질적인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군복무를 했다가 적발됐다면 복무만료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군대에 가도록 하는 게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유모(37)씨가 서울지방병무청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전문요원 복무만료 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씨는 2013년 2월 병역법상 지정업체인 A정보연구원에서 전문연구요원에서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유씨는 1년 뒤 병역법상 지정업체 B사의 산하 연구기관으로 전직을 신청했고, 병무청의 승인을 받아 2014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복무하다 복무만료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경찰청에 보안프로그램을 납품하던 B사가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2018년 해당 혐의로 당시 B사에 근무했던 유씨를 비롯해 B사 임직원들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유씨 아버지가 B사의 실질적 대표이사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병무청은 유씨에 대해 병역법 위반 등을 이유로 복무만료 처분을 취소했다. 병역법은 4촌 이내 혈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군 복무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닌 실질적 대표이사도 병역법상 ‘대표이사’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유씨는 “병역법이 규정한 ‘대표이사’는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병역법상 대표이사는 ‘법인등기부상의 형식적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실질적 대표이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연구요원제도는 대체복무에 관한 특례적 성격이 강한 만큼 엄격히 관리할 공익성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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